"특별사법권 가진 울산시·울주군, 산불 범죄자 색출 의지 의문"

▲ 지난 12월27일 밤 발생한 울주군 영남알프스웰컴센터 뒷산 간월산 방면 언덕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는 모습. <신석민 기자>

(울산=국제뉴스) 신석민 기자 = 울산시와 울주군이 지난달 발생한 간월산 산불의 유력한 용의자를 현장에서 붙잡았지만, 며칠 만에 병원 입원중인 용의자가 도주한 것으로 드러나 산불 범죄에 대한 사법권 집행능력을 의심케 하고 있다. 

5일 울주군 등에 따르면 영남알프스의 한 축인 신월산과 간월산으로 이어지는 계곡 인근 산등성이에서 불이 난 이튿날인 지난 12월28일 아침에 무속인으로 보이는 30대 후반 여성이 화재 현장 주변에서 만신창이 몸으로 의용소방대원들에 의해 발견됐다. 

이 여성은 소방대원에 인계된 뒤 울주군지역 종합병원으로 후송됐다. 발견 당시 이 여성은 휴대폰을 분실한 채 얼굴과 온 몸에 타박성을 입은 상태였고, 병원에서 옮겨진 뒤 갈비뼈에 금이 간 것으로 파악됐다. 

특별사법경찰관 직위를 갖고 있는 울산시와 울주군 산림공원 부서 직원들은 화재가 발생한 당일 저녁에 간월산 방면 계곡을 찾았다는 이 여성의 진술을 바탕으로, 산불이 처음 시작된 곳으로 보이는 계곡 언덕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하는 등 화재 발생 경위 파악에 집중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 여성은 새해를 앞두고 병원에서 몸을 감췄다. 울주군청 관계자는 "병원에서 사라졌다는 얘기를 듣고 휴대폰 번호로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난간해 했다.

이어 "산불 혐의자의 경우 화재 관련성을 강하게 부인하는 상황에서 결정적 증거가 없는 한 혐의를 특정하기가 곤란한 점이 있다"며 "이 여성에 대한 행방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당시 산불진화에 참가한 지역 의용소방대원은 "이 여성을 현장에서 붙잡은 대원들끼리 장난삼아 '보상금을 나눠갖자'고 얘기할 만큼 산불 용의자로 확신했는데, 이렇다할 조사조차 못하고 놓쳤다는 소식을 듣고 행정당국이 산불 범죄 대처 의지를 갖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힐난했다.

한편, 지난 12월27일 밤 7시57분께 간월산과 신불산이 맞닿은 계곡 인근 언덕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은 언덕바지로 연소되면서 1.25헥타르를 태워 3400만원(소방서 추산) 상당 재산피해를 내고 약 5시간30분 만인 28일 새벽 1시30분께 큰 불길이 잡혔다. 

저작권자 © 국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