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식 시인]

묵은 가을빚 틀어쥔 을씨년스런 쟂빛

눈꽃이라도 한바탕 난장 칠 기세

피사골 고사목 넋 나간 넋두리 소리가

어언 삭풍을 부르는데

 

별 떨어지니 달꽃 꽃대 올리고

칠성단 모종한 작은 별꽃들 흐느러져

아름다웠던 가을을 위한 이별가

작은별 소나타 눈빛 합창을 하네

 

별꽃지고 갈꽃 홍꽃 지면

우리 가을도 지겠지

아직은 남아있는 붉은 입세 사이로

가지 등 불빛 쓸슬한 벤치를 지키고

총총한 별빛 눈을 맞추니

푸른 유성우 우수수 눈물이네

어둠속에서 꿈을 꾸듯

나날이 치열하게 살아온 세월

사랑한 흔적들은 어디로 가고

이빠진 수례박퀴는 길을 잃었네

저작권자 © 국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