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민규 롯데 단장(왼쪽)과 테오 엡스타인 시카고 컵스 야구부문 사장. 컵스에서 오랜시간 일한 성 단장에 대한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친필로 적은 유니폼으로 전달했다.16번은 컵스가 2016년 염소의 저주를 깨고 우승한 년도.(사진=성민규 단장 SNS)

(부산=국제뉴스) 최상인 기자 = 롯데 자이언츠 성민규 단장의 메이저리그 경력이 스토브리그에 빛을 발휘하고 있다.

롯데는 최근 새로운 외국인 선수 3명과 모두 계약을 마쳤다. 이들의 계약과정에서 성 단장의 미국생활 경력 덕분에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성 단장은 부임 직후 올 시즌 롯데와 함께했던 외국인 선수들과 재계약에 앞서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우선 물색했다.

스토브리그에서 외국인 선수영입은 한국과 일본, 대만까지 치열하기 때문에 선점하지 않으면 빼앗기기 쉽상이다. 자금력을 앞세운 일본이 가장 유리한 고지에 있지만 각 국의 눈치작전도 만만치 않다.

▲ 애드리안 샘슨 - 딕슨 마차도.

고등학교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가 대학과 시카고 컵스 산하 마이너리그를 거쳐 코치, 스카우트까지 지낸 성 단장은 이들보다 한 수 위였다.

내년 시즌을 앞두고 새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 3명을 보면 알 수 있다.

외국인 선수 영입에 있어 메디컬 테스트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행여 계약한 선수가 몸에 문제라도 생기면 그 손해는 고스란히 구단이 짊어져야 한다.

통상 국내 구단의 외국인 선수 메디컬 테스트는 국내 구단 지정병원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계약이 확실치 않은 선수를 장시간 비행으로 국내까지 불러 메디컬 테스트를 거치고 다시 돌려보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과정에서 구단과 외국인 선수간에 이해가 성립되지 않아 계약이 무산되는 경우가 종종있다.

성 단장은 이번에 선발한 외국인 선수 모두 메이저리그 구단 지정 닥터에게 보냈다. 국내 구단에서는 전례가 없던 일이다.

텍사스 레인저스 출신인 애드리안 샘슨(28)의 메디컬 테스트는 텍사스 구단 정형외과 컨설턴트 존 브라운 박사가 진행했다. 딕슨 마차도(27)와 댄 스트레일리(31)의 경우도 샌프란시스코와 콜로라도 구단의 정형외과 컨설턴트 에릭 딘 박사가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했다.

특히 브룩스 레일리의 대안으로 영입한 스트레일리는 메이저리그 통산 44승을 거뒀지만 지난 9월 왼 무릎 수술을 받는 등 몸 상태에 확신이 없어 계약을 망설였다.

▲ 댄 스트레일리.

스트레일리는 롯데 외에 국내 타 구단에서도 눈독을 들이던 자원이었다. 하지만 무릎 상태에 대한 확신이 없어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도 성 단장의 인적 네트워크가 빛을 발휘했다.

에릭 딘 박사를 통해 스트레일리의 메디컬 테스트를 마친 뒤 만족스러운 결과를 받은 성 단장은 레일리와 협상이 결렬되자 망설임 없이 스트레일리와 계약했다.

▲ (사진=롯데자이언츠)

롯데는 최근 외국인 선수 몸 상태로 곤혹을 치룬 경험이 있다.

지난해 펠릭스 듀브론트(32)를 영입했지만 시즌 도중 토미존 수술 재발로 팀을 떠났다. 올해도

제이크 톰슨(25)이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중 교체됐다.

▲ 펠릭스 듀브론트.(사진=롯데자이언츠)
▲ 제이크 톰슨.(사진=롯데자이언츠)

메이저리그 구단 극동 담당 A 스카우트는 "메이저리그 구단 팀 닥터를 통해 메디컬 테스트를 받게 되면 몸 상태를 더 자세하게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롯데는 이번 외국인 선수 메디컬 테스트를 메이저리그 구단과 똑같이 진행하면서 체크 항목만 40개가 넘었다. 국내 병원에서 모든 항목을 체크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내년 시즌을 앞두고 스토브리그에서 성 단장의 행보에 롯데 팬들의 관심이 높다.

▲ 롯데 성민규 단장.(사진=롯데자이언츠)

외부인사 영입에 인색했던 롯데가 성 단장을 영입하고 맞는 첫 스토브리그 작품이기도 하다.

변함없던 구단 운영에 한숨을 내쉬던 롯데 팬들에게 성 단장의 운영이 빛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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