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일 (현지시간)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2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동남아시안게임에서 인도네시아를 꺾고 60년 만의 우승을 하자 축구 팬들이 하노이 시내로 몰려나와 국기를 흔들며 기뻐하고 있다.ⓒAFPBBNews

(베트남=국제뉴스) 조현호 기자 = 베트남을 휩쓸고 있는 박항서 열풍이 60년 만의 동남아시안(SEA)게임 우승으로 더 커지고 있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U-22 축구 대표팀은 10일 오후(한국시간) 필리핀 마닐라의 리자이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와의 '2019 동남아시안게임(SEA)'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3-0으로 완승했다. 이로써 베트남은 60년 만에 대회 정상에 올랐다.

베트남은 광란의 밤을 보냈다.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유튜브 등을 통해 전해진 베트남 영상에서 베트남의 축구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하노이, 호찌민 등 베트남 대도시에서는 거리 응원이 이어졌고 길가엔 베트남 국기인 금성홍기와 태극기가 함께 나부꼈다. 곳곳에서 박 감독의 사진이 담긴 플래카드와 함께 박 감독의 얼굴이 담긴 티셔츠를 입은 축구 팬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베트남 축구 팬들은 11일 오전까지 거리와 술집 등에서 60년 만의 SEA 게임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현지 언론의 박 감독을 향한 찬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날 박 감독은 후반 32분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을 당해 남은 시간 경기를 이영진 수석코치에 맡기고 관중석에 올라가 관람했다.

이후 우승을 확정한 뒤 박 감독은 선수 한 명 한 명을 안아주며 격려했다. 아울러 베트남 원정 팬들에게 인사하며 감사함을 전했다. 박 감독과 베트남 선수들은 태극기와 금성홍기를 들고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베트남 매체 'ZING'은 박 감독의 퇴장도 감쌌다. 이 매체는 "박 감독이 선수들이 파울을 당할 때마다 강하게 언쟁을 벌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며 퇴장 장면에 대해서는 "새끼를 보호하려는 어미 닭 같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언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박 감독이 선수들을 향해서는 애정을 보였고, '아버지'란 애칭까지 얻으며 베트남 축구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박 감독은 금메달의 비결로 '베트남 정신'을 꼽으며 "경기에 나서기에 앞서 '우리 뒤에는 베트남 국민들이 있다'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이 승리를 베트남 국민, 베트남축구협회, 베트남의 축구 클럽들에 바친다. 또한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들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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