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AFPBBNews

(영국=국제뉴스) 조현호 기자 = 영국 조기 총선을 앞두고 공개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투표 참여 독려 영상에 대해 영국 소셜네트워크(SNS)에서 비판 글이 쏟아지고 있다. 영화 '러브 액츄얼리'를 패러디한 것이 문제.

10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영국 집권당인 보수당 공식 유튜브 계정에는 3분1초 분량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존슨 총리가 스케치북으로 사랑 고백을 하는 영화 속 남자 배우처럼 종이를 하나씩 꺼내들며 '보수당에 투표하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 영상은 영국 SNS 상에서 빠르게 퍼지며 트위터에서 200만회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해당 영상을 보면 검정 코트 차림의 존슨 총리가 크리스마스 캐롤을 배경으로 "브렉시트를 완수하겠다. (의회가 막지 않는다면) 하지만 지금은 말하고 싶다. 당신의 표가 중요하다고. 다수당이 되려면 이제 9석만 더 있으면 된다. 당신의 표가 모든 차이를 만들 것이다.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글귀를 한 장씩 보여준다. 영상은 미소를 짓는 존슨 총리의 모습으로 끝이 난다.

이에 SNS에서는 "소름끼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를 망쳤다"는 등 존슨 총리를 비난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영상의 원 주인공인 그랜트는 이날 BBC 라디오 4에 출연해 "영국이 진정한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면서 "아주 훌륭한 영상"이라고 비꼬았다.

원 장면에 들어가 있던 '크리스마스에는 진실을 말하기 때문'이라는 카드가 빠져 있어, 존슨 총리의 말이 전부 거짓임을 보여주는 영상이라는 게 그랜트의 주장이다.

이번 선거에서 노동당자유민주당 후보들의 유세를 돕고 있는 그는 끝으로 "브렉시트로부터 나라를 구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투표"할 것을 촉구했다.

표절 의혹도 제기됐다. 야당인 노동당 소속 알린 칸 의원은 지난달 발표한 자신의 영상을 존슨 총리가 베꼈다고 주장했다.

존슨 총리는 앞서 공개된 병원 영상으로도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 영상에는 현지매체 ITV의 조 파이크 기자가 인터뷰 도중 폐렴을 앓고 있는 아이가 병상이 없어 병원 바닥에 누워 있는 사진을 보여주자, 존슨 총리가 기자의 손에서 휴대전화를 빼앗아 자신의 호주머니로 집어넣는 장면이 담겼다.

이 트윗은 불과 몇 시간 만에 100만회 이상의 조회를 기록했고,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를 비롯해 이 영상을 본 많은 이들은 존슨 총리가 아프고 취약한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며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에서는 브렉시트의 향방을 가를 총선이 12일 치러진다. 지금까지는 보수당이 제1야당인 노동당에 우세한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여론이 극심하게 양분된 가운데, 코빈과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 간 대결이 100년 만에 최악의 선택지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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