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철 경기도 안전기획과장

승강기 내 안전사고 예방이 제일이다 

▲ 박원철 과장

국내 승강기가 70만대를 돌파했다. 1910년 조선은행(현 한국은행 화폐박물관)건물에 국내 최초 승강기가 설치된 지 109년 만이다. 보유 대수 세계 8위, 연간 신규 설치 대수는 4만여 대로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3위다.

승강기 시장 규모는 3조 5,000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업체 수 1,300여 개, 종사자 2만여 명으로 국내 경제의 한 축으로 우뚝 섰다. 승강기 도입 한 세기 만에 이만한 고도성장을 이룬 나라는 세계에서도 유일하다.

승강기 안전검사 제도가 처음 도입된 1991년 5만 대 수준이었던 국내 승강기 수는 지난 1995년 10만대를 넘어서는데 이어 지난 2014년 50만대를 돌파했다. 이후 5년 만인 지난 6월 19일, 경기도 시흥시 “D”아파트 승강기가 설치검사를 통과함으로써 전국 승강기 70만대 시대가 열렸다.

도내 승강기는 총 18만 4,675대로 엘리베이터가 17만 5,734대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에스컬레이터 6천667대, 무빙워크 1천565대, 휠체어리프트 709대, 소형 화물용 엘리베이터 1천798대 등으로 집계되고 있다.

경제적인 규모나 수치로 볼 때 우리나라는 분명 승강기 대국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안전적인 측면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도내 승강기로 인한 119 출동 건수는 2016년 5,324건, 2017년 5,682건, 2018년 7,116건 등으로 갈수록 증가하고 있으며, 도내 승강기 갇힘 사고 또한 2016년 181건, 2017년 94건, 2018년 88건으로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늘어나고 있는 승강기 대수와 119 출동에 대비해 승강기 안전성을 강화하고 이용하는 도민들의 안전 확보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에 경기도는 중대사고, 고장 시 신속한 상황전파 및 관계기관 긴급대응체계 구축을 위해 현장중심의 모의구조 훈련을 진행하는 한편 매년 시군, 소방서, 한국 승강기 안전공단 등 관계기관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안전교육 및 승강기 사고대응 합동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 아파트 승강기 갇힘 사고를 격은 어린이가 엘리베이터를 무서워서 안 타려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도민들께서도 승강기 갇힘사고 발생 시 대처요령을 미리 익혀두시고 아이들에게도 미리 알려주는 문화가 필요하다.

평소에 제대로 운행되던 승강기가 갑작스러운 정전이나 고장이 발생해 카 안에 갇히게 되는 상황에 부닥치게 될 수도 있다. 이럴 때 당황하고 조급한 마음에 승강기 문을 열고 탈출을 시도하다가는 승강기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를 당할 수 있다. 승강기 안에 갇히게 되면 절대로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스마트폰 등으로 불을 켠 후 내부에 부착된 있는 인터폰을 눌러 관리 사무실 등에 알려 전문가로부터 안전하게 구조를 받아야 한다.

엘리베이터 내 갇힘 사고 시 지켜야 할 행동요령을 하나씩 살펴보면 첫째, 정전 등의 이유로 실내조명이 꺼지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인터폰으로 연락해야 한다. 둘째, 임의로 판단해 강제로 문을 열거나 탈출을 시도하지 말아야 한다. 셋째, 구조를 위해 현장에 출동한 전문가의 지시를 반드시 따라야 한다 등이다.

엘리베이터 이외에도 백화점 대형 할인매장 등의 유통시설과 지하철역 등에 설치, 운행되는 에스컬레이터와 무빙워크 이용에 따른 안전사고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이 이용자 준수 사항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많이 발생하는 에스컬레이터 사고는 발판의 가장자리에 옷자락이나 신체 일부가 끼이거나 승차장 틈에 손가락이 끼어서 일어나는 사례가 대부분이며, 무빙워크의 경우는 손잡이를 잡지 않고 걸어 내려가다 미끄러져 넘어지는 사고가 잦다.

이 같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래의 안전이용수칙을 지켜야 한다.

첫째, 옷이나 물건 등이 틈새에 끼지 않도록 디딤판 가장자리에 표시된 황색 안전선 밖으로 발이 벗어나지 않게 이용한다. 둘째, 손잡이 밖으로 몸을 내밀지 말아야 한다. 셋째, 손잡이를 잡아야 한다. 넷째, 디딤판 위에 앉지 말아야 한다. 다섯째, 어린이나 노약자는 보호자가 손을 잡고 타야 한다. 여섯째, 비상 정지 버튼을 장난으로 조작하지 말아야 한다.

승강기 보유 대수 70만대, 경제적인 기반은 든든해졌다. 문제는 안전이다. 승강기 사고 70% 이상은 이용자 부주의로 발생한다. 승강기는 안전수칙만 제대로 지키면 어떤 이동수단보다 안전이 보장되는 편의시설이다.

‘설마 괜찮겠지 하며 안전수칙을 무시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안전불감증과 무사안일이야말로 사고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보유 대수가 많고 경제 규모가 크다고 승강기 선진국이라 할 수 없다.

경기도는 도민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매년 ‘경기도 안전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에 온 힘을 쏟고 있으며 ‘승강기 안전, 도민행복 실현’을 위해 예방중심의 승강기 안전관리를 추진해 가고 있다. ‘산업과 안전이 동반 성장하는 나라’, ‘승강기 안전강국 대한민국’이 실현되기를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국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