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기 경제부시장 '김기현 비리문건' 첫 제보자 파문 확산

▲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

(울산=국제뉴스) 최지우 기자 = 김기현 전 울산시장과 관련한 청와대의 '하명수사' 의혹의 첫 제보자가 송병기 현 울산시 경제부시장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송철호 시장 체제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5일 시청 출근길에서 최초 제보자가 송 부시장인 것을 알았느냐는 취재진의 "전혀 몰랐다"면서 "나중에 정리해서 이야기하겠다"고 짧게 답변했다. 

전날 KBS 등 일부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제보자가 자신이라고 털어놨던 송 부시장은 이날 오전 8시20분께 통상 이용하던 시청 정문이 아닌 후문 출입문을 통해 집무실에 들어간 뒤 언론과 접촉을 피하고 있다. 

송 부시장은 전날 KBS기자와 인터뷰에서 "정부에서 여러가지 동향들을 요구했기 때문에 그 동향들에 대해 파악해서 알려줬을 뿐"이라고 자신이 첫 제보자인 사실을 털어놨다.

이어 "2017년 하반기나 연말쯤에 청와대 행정관이 아닌 지역에 있는 여론을 수집하는 쪽에서 연락이 왔다"며 "언론에 나왔던 내용이라 알려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 목적으로 청와대가 아닌 다른 곳에서 늘 연락이 왔다"고 덧붙였다.

송 부시장이 제보했다는 김 전 시장에 대한 비위 의혹은 한 건설업자가 고발한 사건이다. 김 전 시장의 동생이 시행권을 확보해주는 대가로 30억 원 상당의 용역권을 받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이 사건은 이후 검찰 조사에서 무혐의로 결론났다. 당시 사건을 조사한 울산경찰청 성모 경정은 건설업자에게 수사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지난 4월 구속됐다.

송 경제부시장은 김기현 전 시장이 당선된 다음해인 2015년 7월 울산시 산하 울산발전연구원 공공투자센터장으로 좌천된 인물이다. 송 부시장은 당시 주변에 "박맹우 전 시장 때 열심히 해서 5급부터 국장까지 올라갔는데, 김 전 시장이 임기 연장을 안 해주고 울발연(울산발전연구원)에 처박더라"고 자주 말했다고 한다.

그는 울발연에서 3개월 가량 근무하다가 사직서를 제출한 뒤 2017년 10월께 송철호 시장 후보캠프에 합류했다가, 송 시장 체제 출범 직후인 지난해 8월 경제부시장으로 발탁됐다. 그는 경제부시장으로 발탁될 당시 '한국당 3선 시장을 지낸 박맹우 전 시장의 측근'이라는 이유로 시민단체로부터 부적절한 인물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송 시장은 이같은 부정적 여론 속에서도 개방직이었던 경제부시장직(1급)을 별정직으로 변경해가며 개방직 공모 자격요건에 부합하지 않은 측근을 임명, 당시 진보성향의 시민단체로부터도 이해할 수 없다는 지탄을 받았다. 

이런 행보를 보인 송 부시장이 청와대 입장과 정반대로 "정부 요구로 (김 전 시장) 비리를 제보했다"고 밝혀, 향후 파장은 정치권은 물론 지역사회에서도 더욱 커져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4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민정수석실 소속 문모 행정관이 최초로 제보를 받은 경위에 대해 "2017년 10월경 제보자로부터 스마트폰 SNS을 통하여 김 전 울산시장 및 그 측근 등에 대한 비리 의혹을 제보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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