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부터 설계 등 전 과정 학생들 참여…" '놀 권리'도 알게 됐어요"

(부산=국제뉴스) 김옥빈 기자 = 놀이터의 위치와 크기, 놀이시설의 내용 등 전 과정에 어린이가 참여하는 아동 참여형 놀이터가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서구 아미동 아미초등학교에 조성돼 지난 3일 오전 10시 개소식을 가졌다.

▲ 지난 3일 놀이터 오픈식이 끝난 뒤 어린이들과 공한수 구청장 등 내빈들이 놀이터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제공=서구청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부산도시공사로부터 사업비 6000만 원을 후원 받아 추진한 이 사업은 놀이터를 사용할 주인공이면서도 정작 놀이터 조성 과정에서 소외되고 있는 아이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아미초등학교가 공모사업에 선정돼 추진된 것이다.

학교 운동장 한 켠에 조성된 '아미놀이터-오르樂 내리樂'에는 밧줄을 잡고 오르내릴 수 있는 경사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그물다리와 편하게 누워 쉴 수 있는 그물, 숨을 수 있는 비밀공간이 마련돼 있다.

또 다양한 공간감 및 소리를 느낄 수 있는 토크튜브도 있다. 미끄럼틀·시소·그네 등 그 흔한 놀이기구 하나 없던 운동장에 타고 오르기도 하고 뛰어내리기도 하고 숨기도 하는, 아이들의 상상력과 희망사항을 담은 일종의 놀이동산이 생긴 셈인 데 아이들의 아이디어 가운데 박현서 양(4학년)이 내놓은 '마녀의 성'을 반영해 만든 것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놀이터 조성에 앞서 전교생(93명)과 교사, 학부모가 참여한 가운데 아동권리교육(총 20회)을 실시해 아이들의 주체적 참여를 이끌어냈다.

또 3~6학년생 16명으로 구성된 어린이디자이너를 디자인워크숍(총 7회)에 참여하도록 해 아이들이 어린이건축교육 및 공간디자인 전문업체 디자이너와 머리를 맞대고 놀이터 조성을 위한 아이디어와 설계, 감리 작업까지 적극 참여했다.

'오르는 즐거움, 내려오는 즐거움이 있는 놀이터'라는 의미를 담은 '아미놀이터-오르樂 내리樂'라는 이름도 아이들이 직접 지은 것이다.

아미초등학교 관계자는 "아이들이 미끄럼틀 하나 없는 운동장에 자신들이 직접 참여해 놀이공간을 만들었다는 사실에 가슴 뿌듯해 한다.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마다 놀이터에 나와 노는 재미에 빠졌다"고 말하면서 "아동 참여형 놀이터 조성을 통해 학생들은 물론, 교사와 학부모도 아동의 놀 권리에 대해서도 새삼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도 또 하나의 성과"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국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