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유림관리소 이상필 소장 기고문

▲ 이상필 서울국유림관리소 소장

최근 지구 온난화 및 이상 기후 현상으로 건조한 겨울과 봄철 강수량 감소에 따른 고온·건조한 날씨가 지속되어 산불발생 건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고, 올해(4.5.) 강원도 강릉·속초·인제 등 전국적으로 동시 다발적으로 대형 산불이 발생하여 소중한 산림자원과 주택, 축사, 가축 등 직접피해와 산림생태 환경 등 간접피해를 입었다.

강원도에서 발생한 3건의 산불은 산림과 주택 등 귀중한 재산이 화마에 의해 순식간에 모든 것을 집어삼켜 버렸고, 이때 피해로 산림 1,757ha, 창고 195동, 농림축산기계 434대, 공공시설 138동, 주택 478채 등이 소실되어 삶의 터전과 보금자리를 잃어버린 이재민 879명이 발생하는 등 막대한 재산 피해를 입혔다.

우리나라의 산불건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고, 대형산불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 10년간 산불발생은 연평균 432건으로 축구장 860개에 달하는 670ha의 산림이 소실되었으며, 특히 그동안 대형 산불이 3, 4월 동해안 지역에 집중적으로 발생하였으나 산림연소물질 축적과 봄철 건조일수 증가 등으로 5월로 넘어가는 시기에도 대형 산불이 발생하여 산불발생 패턴의 변화가 발생하고 있고, 전국 어느 지역에서든 대형 산불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연중 산불대응태세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우리나라 산불발생 원인을 살펴보면 입산자실화 36%와 소각산불 31%로 사람들의 부주의나 실수에 의해서 대부분 산불이 발생하고 있으며, 최근 2013년 이후에는 논·밭두렁 태우기, 농산폐기물 소각, 등산객 실화·담배 불, 산나물 채취를 위한 입산객의 불씨 취급과 성묘객에 의해 산불이 발생하여 대형 산불로 확산된 사례도 있다.

서울 수도권에서도 2017년 노원 상계동 수락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봄철 산불조심기간(2.1.∼5.15.)이 종료됐음에도 불구하고 5월말까지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6월 1일 수락산 귀임봉 부근에서 원인미상의 야간 대형 산불이 발생하여 축구장 면적의 5.5배인 3.9ha의 소중한 수도권 산림이 잿더미가 되었고, 당시 인명 및 재산 피해는 없었지만 조금만 방심하고 초동진화를 실패했으면 하단부 아파트 거주민의 인명 및 재산피해가 우려된 상황이었다.

이렇듯 도시형 산불은 지형특성상 조금이라도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금년 동해안 산불처럼 주택, 공공시설, 중요 시설물 등 산불 피해가 예견되고 또한 도시의 건물로 쉽게 옮겨 붙어 많은 재산과 인명피해가 우려됨에 따라 지자체·소방서 등 산불 유관기관 간 긴밀한 공조체제 구축 및 체계적인 산불진화시스템 마련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수락산 산불의 계기로 서울국유림관리소는 서울시민이 자주 찾는 아름답고 멋진 서울의 명산으로 알려진 수락산과 불암산 일원 주요 등산로변에 2018년 봄철 산불조심기간 전 서울국유림관리소·노원구청·노원소방서와 협업을 통해 현장에서 직접 진화할 수 있도록 소방호스, 소방장비 등을 보관하기 위해 보관함 2동을 수락산과 불암산에 각각 설치하고 산불진화지원 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습니다.

도시권 산불의 경우 근거리에 위치한 관할 소방서에서 가장 먼저 출동이 가능하나 소방차량의 호스는 산림의 접근에 한계가 있고, 초동진화가 어렵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 산불진화지원시스템으로 소방호스, 소방장비 등을 현장에 미리 비치함으로써 산불이 발생했을 때 산불발생 지점까지 신속하게 호스를 전개하는 등 초동진화를 통해 아름다운 산림자원과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다.

2019년에도 서울시 한복판에 위치한 인왕산 등산로변에 지난 2월 유관기관(서울관리소·종로구청·종로소방서)의 적극적인 협조를 받아 산불진화지원 시스템을 구축하여 이 지역의 산림과 인명피해 등을 보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특히 산불은 무엇보다도 초동진화가 중요한 만큼 이 시스템 활용을 통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도시생활권 산불은 자칫 소중한 인명 피해가 우려됨에 따라 산불 유관기관 간 유기적인 협조체계와 역할이 중요한 만큼 산불진화지원 시스템 운영을 위한 정기적 합동 훈련을 통해 유관기관 간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끝으로 산을 사랑하고 즐기는 국민들께서도 산림의 중요성과 산불로 인한 피해의 심각성을 잘 이해하고, 국민 개개인이 산불위험 행위를 접하는 경우 자율적으로 감시하고 계도하는 시스템의 정착이 필요한 시기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파수꾼이 되어 산불을 방지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루어진다면 산불로부터 우리의 소중한 산림을 온전히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서울국유림관리소 이상필 소장-

저작권자 © 국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