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이공대학 인근인 2019년 11월 19일 홍콩 쿠룽 지구의 한 거리에서 며칠간의 시위 끝에 사람들이 잔해를 치우고 있다(자료사진) ⓒAFPBBNews

(중국=국제뉴스) 조현호 기자 = 반년째 이어진 반(反)정부 시위에 홍콩 유통가가 고통스럽게 신음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폴 찬 홍콩 재정사장(재무장관)은 이날 입법회(의회)에서 10월 소매판매지수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0월 기준으로 홍콩에 방문하는 중국 본토인의 숫자가 전년 동기 대비 45.9% 크게 감소해 유통가가 '골든 위크'(중국 국경절 연휴) 특수를 누리지 못한데 따른 것이다. 전체 방문객 숫자 또한 지난해보다 44% 줄었다.

소매업자들은 발을 동동 구른다. 내년까지 힘들게 사업을 이어갈지, 아니면 비싼 점포 임대계약을 포기할지 결정해야 한다.

아이리스 팡 홍콩 ING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소비 위축이 지속되면 소매업계에 점포 폐쇄 물결이 일 가능성이 70%에 달할 것"이라면서 "대부분의 홍콩 요식업계는 임대차 계약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대형 유통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화장품 유통사인 사사인터내셔널은 "시장이 어떻게 될지 지켜보고 임대료 인하를 놓고 업주들과 논의한 뒤 그 결과에 따라 내년에 약 30개 점포를 닫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업체의 주가는 올해들어 40% 이상 떨어졌다.

주얼리 브랜드 초우타이푹(周大福)은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 업체는 광고 지출을 줄이고 홍콩과 마카오 일대의 매장 숫자를 조절할 계획이다. 이 지역에서 내년에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는 초우타이푹 매장은 40곳이다.

명품 손목시계를 많이 팔기로도 유명한 홍콩이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10월 중국 본토의 스위스 시계 수입량은 처음으로 홍콩을 앞질렀다.

중국 본토로 고개를 돌리는 업체도 나온다. 파텍필립 브랜드를 보유한 오리엔탈워치(東方表行)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연말까지 많은 시계 업체들이 (홍콩에서) 문을 닫아야 한다"면서 "수지가 맞지 않으면 폐점을 해야 한다. 전략적인 초점을 중국 본토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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