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BBNew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3일~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담에 참석한다. 한국 등 동맹국들에 그랬듯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도 회원국들을 상대로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하루 전날인 2일 런던에 도착해 영국 방문 일정을 시작한다. 이번 정상회의는 나토 창설 7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열린다.

나토는 그동안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해 온 트럼프 대통령에게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당하는 좋은 먹잇감이 돼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표적인 '부자 나라'인 나토 동맹국들을 상대로 국방비 지출을 확대할 것을 요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영국 방문 일정 중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각각 양자회담을 하고, 영국에스토니아그리스라트비아폴란드 등 정상과는 실무 오찬을 겸한 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다.

나토 회원국들은 이번 정상회의를 앞두고 25억달러(약 2조9500억원) 규모의 나토 운영비 분담금을 조정해 미국의 몫을 22%에서 16%로 줄이는 데 합의했다. 미국에 어느 정도 성의는 보인 셈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여기에 만족할지는 미지수다.

로이터는 미 정부 고위관리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를 각 회원국에 국방비 지출 인상을 압박하는 자리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국 측은 주요 논거 중 하나로 '나토가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점을 제시할 계획이다.

정상회의 개최국인 영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오는 12일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공개적으로 지지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런던을 찾아서다.

이 때문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영국 총선에 관한 발언을 자제하길 바란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국내에서 하원 탄핵 조사에 참석하라는 압박을 받는 가운데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이다. 하원 법사위원회는 4일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둘러싼 탄핵 조사 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내가 런던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동안 민주당은 역사상 가장 우스꽝스러운 탄핵 청문회를 개최한다"며 "청문회를 나토 정상회의와 같은 날에 잡았다"고 거듭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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