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와 교황방문 전반에 관해 얘기 나눠
젊은이들이 교황과의 만남에서 열정과 끼를 발산할 것으로 기대해

▲ (사진=김석태 기자) 천주교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
(대전=국제뉴스) 정완영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방문하는 8월의 문이 열렸다. 오는 14일에 한국을 방문하는 교황은 대전교구에 두 차례나 방문한다.

15일에 대전월드컵 경기장에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봉헌하고, 솔뫼 김대건 신부 성지에서는 아시아 청년대회에 참가하는 청년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눈다.

또 17일에는 아시아청년대회 폐막미사를 해미읍성에서 봉헌한다. 이번 교황방문을 성사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천주교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를 만났다.

다음은 유흥식 주교와 일문일답.

◆ 교황방문이 2주 앞으로 다가 왔고, "교황의 입"을 주목하라는 말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데 혹시 예상되는 교황의 메시지는?

- 교황의 생각이 뜻이 입을 통해서 나오니 나도 마찬가지로 교황의 메시지를 열린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가뭄에 비오는 소리가 매우 아름답게 들린다"는 지혜로 가득한 속담처럼 나도, 우리 신자들도, 우리 국민들도 땅을 잘 고르고 비워서 교황의 말을 잘 빨아들여 두고두고 그것이 생명력을 가질 수 있는 말씀으로 남기를 바란다.

교황의 메시지를 깊이 받아들이려는 열린 마음을 가지기를 간곡하게 기도하고 있다. 교황의 말은 우리들이 나아갈 길을 방향을 제시하는 말이기를 바란다.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교황의 메시지를 잘 받아들여 실천하는데 있다.

▲ (사진=김석태 기자)
◆ 이번 교황 방문의 주 목적으로 알려진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의 준비와 대전 월드컵 경기장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준비는 어디까지?

- 준비를 잘 하고 있다. 중앙정부, 지방정부와 우리 한국천주교회가 긴밀히 협력하면서 준비를 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적어도 외적인 준비는 끝난다고 볼 수 있다.

교황은 다른 분들과 다르게 외적인 준비만 가지고 준비를 마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황은 자신의 삶과 메시지를 주기위해서 방문하기 때문에 우리는 기도로 마음을 열고, 교황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알리는 데에도 힘을 쓰고 있다.

개인적으로 보면 교황이 전 세계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인간에 대한 존엄성을 갖고, 생명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있다고 본다. 교황의 행적을 보고 가난하고 소외되고 어려운 사람들은 친근하고 가깝게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교황을 내 삶에 영향을 주는 멘토로 생각하고 있다. 교황의 뜻대로 우리도 서로 믿고, 도우면서 더불어 함께 살아가면 우리의 삶이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다. 또 그렇게 만들어 가는데 기여하면 좋겠다.

◆ 이번 아시아청년대회에 북한 청년들도 함께 하기를 원해서 북한의 청년들도 초청했는데 현재 어느 정도 진척됐나?

- 교황청, 한국정부, 한국교회에서 북한의 청년들도 함께 참여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안다. 북한의 특성상 아직도 어떻게 반응할지 모른지만 끝까지 문을 열어 놓고 북한의 답을 기다리겠다.

▲ (사진=김석태 기자)
◆ 교황의 한국 방문 중 유일한 외식 두 번이 대전교구에서 이루어진다. 초청인사와 음식 준비는?

- 15일 대전가톨릭대학교에서의 오찬은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하는 청년대표들과 하고, 17일 해미성지에서의 오찬은 아시아 청년대회를 인솔하는 아시아 각 국의 주교들이 초대를 받았다.

갈비나 불고기 등 평범한 한국의 전통음식을 수녀들이 사랑과 정성을 담아 정갈하게 준비할 예정이다.

또, 한여름 더위에 교황이 일정을 소화하는 데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될 것으로 판단해 그것에 맞춰 영양가 높은 음식을 준비한다.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가지고 교황의 식탁을 준비하는가에 관심이 많다. 좋은 사람과 먹으면 모든 음식이 맛있고 무엇을 먹었는지도 모른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본질과 비본질이 전도된 것 같아 아쉽다. 교황이 무엇을 먹는 지 중요하게 생각지 말고 교황이 어떻게 움직이고 무슨 말을 하는지에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 15일 오후에 솔뫼성지에서 젊은이들과의 만남은 어떻게 진행되나?

- 이 행사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시간 30분 정도 아시아청년들과의 만남을 가지는데 세 나라 청년대표들이 세상 속에서 가톨릭 신앙을 가진 젊은이로서 어떻게 사는지 체험담을 얘기하고 질문을 한다. 아시아 청년들과 한국 청년들이 한 팀씩 공연도 두 가지 한다.

이 행사를 마치면 교황이 15분 정도 젊은이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준다. 이 시간이야말로 교황이 젊은이들을 얼마나 사랑하고 아끼는지 여실히 보여 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토크쇼 형태로 진행될 젊은이들과의 만남 행사는 바티칸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생중계 될 예정으로 아시아의 젊은이들이 교황과의 만남을 즐기는 열정과 끼가 화산이 폭발하듯이 터져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사진=김석태 기자)

◆ 8월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있을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 세월호 희생자 가족 30명이 초청 되는데 의미는?

- 지난 4월 16일에 벌어진 세월호 참사는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도록 만들어 준 사건이다. 한편으로 보면 해양사고에 지나지 않지만 우리가 노력을 하면 충분히 살릴 수 있었다. 그것을 우리는 텔레비전 생중계로 지켜만 봤다.

사고 후에 정부도, 해경도, 선박회사 관계자도 누구도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았다. 정말로 거기에는 사람이 없었다. 인간의 존엄성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처리해서는 안됐다. 제일 미련한 사람은 실패나 실수하고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희생자에 대한 우리의 최소한의 도리다.

누구보다도 많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이다. 그분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기 위해 한국천주교회 차원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초청하게 됐다.

교황이 세월호 참사 가족들을 잠깐이라도 만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하기 위해서 다각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먼저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을 만나 의견을 들어 볼 예정이지만 아직 약속이 되지는 않았다.

◆ 2019년 세계청년대회를 한국에 유치할 의향을 아직도 갖고 있는지?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서는 이미 2019년 세계청년대회유치를 희망한다는 의향을 교황청에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

2016년 폴란드 크라코우 세계청년대회 폐막미사 때에 교황께서 다음 개최지를 직접 발표 한다. 아시아에서는 지난 1995년 필리핀에서 세계청년대회를 개최한 적이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에서 한 번도 세계청년대회 개최하지 않아 아프리카가 변수가 될 수 있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한국천주교회 의견을 전달하면 가능할 것이라 믿는다.

만일 2019년 세계청년대회 개최지로 한국이 결정되면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교황이 한국을 다시 방문하는 것은 기정 사실이다. 교황이 다시 한국을 방문한다면 한국천주교회와 신자들, 국민들에게는 또 한 번의 은총의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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