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위에서 새벽을’ 출판기념 ‘불로그간담회’ 

(사진제공=더불어민주당진해지역위원회) 황기철 전 총장과의 블로그간담회 진행장면.  

(창원=국제뉴스) 오웅근 기자= "땅 위를 걸으면서도 바다의 출렁임을 느끼곤 하였습니다. 제복을 벗어야 했던 그 순간에도 대한민국과 해군은 제 가슴을 뛰게 하는 뜨거운 이름이었습니다." 

20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흑백다방에서 열린 황기철 제독의 저서 '바다 위에서 새벽을 보다' 출판기념회에 앞선 블로그간담회 자리에서 황 제독이 한 말이다.   

이 책은 아덴만여명작전으로 민간인 인질구출작전의 지휘봉을 잡았고, 세월호 사건의 한복판에서 노란 리본을 달았으며, 통영함 방산비리의 덫으로부터 자유한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의 치열했던 영욕(榮辱)의 삶이 농축돼 있다. 

이미 알려진 바대로 아덴만여명작전은 국군이 생긴 이래 최초로 해외에 파병된 우리 군이 위기에 처한 우리 국민을 한 명의 희생자 없이 구해낸 전대미문의 기록적인 전과(戰果)로서 그 중심에 황 제독이 있었다. 

세월호의 거센 풍랑이 일었던 그 곳에서 23일 간 수색 및 구출작전을 몸소 지휘한 황 제독은 연이어 통영함 방산비리의 늪 속에서 혹독한   고난을 겪은 후 끝내 연어의 몸짓인 양 고향바다로 돌아와, 이제야 저서를 통해 그 진실을 토로했다.

따라서 황 제독이 바라본 '바다 위의 새벽'과 그 현장의 기록에 대한 지역 내 파워 블로그들 또는 시민들의 관심과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황 제독을 비롯해 이춘모(장복산), 홍성운(선비), 조현근(팬저), 오웅근(인초) 등 4인이 참석한 가운데 불로그간담회를 가졌다.  

다음은 황기철 제독과의 일문일답이다.

질문=황 총장의 전 생애는 진해와 바다, 해군과 맞닿아 있다, 진해와 해군의 상생관계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가?

▲진해와 해군은 불가분의 관계다. 해군과의 공존공생이 필연적이다. 진해발전의 걸림돌이 되는 문화와 환경의 혁신이 필요하며 젊은 세대를 아우르는 정책개선이 절실하다.  

질문=시민단체운동을 통해 마창진 통합을 극렬하게 반대했다. 적지 않은 인구를 보유한 진해가 자치권을 잃은 듯하다. 지역을 세분화 해 적은 범위의 지방자치가 합당하지 않나?

▲시민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정치인들에 의해 통합됐다. 소외되고 낙후된 경제환경에 처한 진해에 대해 예산편성이 비교적 낮다. 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를 보드라도 2만~3만 도시에도 자치권을 부여하고 있다. 지방분권시대에 그 지역의 문화와 환경, 특성, 브랜드를 존중해야 한다. 

질문=만약에 뜻한바 국회의원이 되면 진해를 어떻게 바꿀 계획인가?

▲허성무 창원시장이 '진해를 진해답게' 라고 표현했다.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지역의 문화와 환경을 존중하고 균형 있게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앞으로 창원, 나아가 경남의 중심이 진해가 될 것이다. 가덕도 동쪽에 공항이 들어설 수밖에 없다. 천가면이란 것은 하늘을 더하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하늘길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다 제2 진해신항과 350척 규모의 명동마리나, 이순신 타워와 그 주변의 산재된 컨텐츠, 해군기지의 가덕도 이전과 이동 지역의 군용비행장 등이 정리되면 진해가 바다를 배경으로 문화와 관광의 메카로, 창원의 중심으로 거듭낙릴 희망한다. 

질문=황 총장이 진해 해군기지사령관으로 재직할 때 35년간 묶여 있던 진해 비행장 주변의 건축고도제한을 크게 완화시키고, '원팀 수리반'을 구성해 어려움에 처한 군인 가족의 집을 수리해 주었다는 후일담이 들리고 있다. 역대 기지사령관들이 엄두를 내지 못한 그 일을 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진해사람으로서 애정도 있겠으나 군인으로서 국민의 시각으로 고충이 있을 경우 해결하고 싶었다.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가치의 중심으로 방점을 둔 것이다. 

질문=책 속에 황 총장이 겪은 영욕의 세월이 점철돼 있다, 책을 출간한 후 소감은?

▲세월호 사건의 재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책을 쓸지 망설이기도 했지만 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구조체계, 법령, 훈련 등에 대해 언급할 필요를 느꼈기에 더 이상 미뤄선 안 될 일이라는 생각으로 펜을 잡았다. 
공직자인 검찰이 정권의 차원이나 일신상의 이유로 국민의 시각을 벗어나선 안 된다고 본다. 

질문=황 총장이 구속됐을 때 이국종 교수가 작성한 탄원서가 감동적이었다. '우리는 충무공의 후예입니다'로 시작된 탄원서에는 황 총장의 충정과 군인정신, 아덴만 여명작전의 성공적인 전과와 한국형 초계함 함대 건설에 이바지 해 온 공적 등을 담았다. 이 교수와 개인적인 인연이 있었나?

▲이 교수는 해군수병 출신으로서 별도 인연은 없었으나 아덴만여명작전 시 현지에서 석해균 선장을 치료하다가 안 돼 사비를 들여 엠블런스 비행기를 계약해 한국으로 후송한 사람으로서 일신의 안위보다 사명에 충실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사람이다. 

질문=아덴만 여명작전에서 생사의 기로에 선 긴박했던 순간이 있었다고 들었다. 당시 상황은 어떠했나?

▲해적을 나포하고자 진입할 때 잘 훈련된 해적들의 저항을 제어할 만반의 준비가 필요했다. 당시 특수전여단장이 안 보여 찾아보니 벙커 상황실에서 울고 있었다. 그 날이 자신의 생일날인데 부하들이 희생하면 자살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이 아무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비장한 결심으로 임했다. 작전이 성공한 후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이 모든 공로를 현장에 투입된 팀에게 돌리고 싶었다. 특수전부대원들의 작전수행능력은 출중해 언제든 적의 도발에 응징, 보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그 결과 국민의 신뢰는 물론 북한을 비롯해 대외적인 경종을 울려줬다. 나는 지침을 내리고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자리에 있었을 뿐이다.

질문=과거 우리 해군이 폐함을 수집했다는 말을 들었는데 사살이냐?

▲과거 우리나라는 함정이 없어 삯바느질 등으로 성금을 모아 미국에서 헌 배를 사갖고 왔다. 당시 건조능력도 없었다. 제일 먼저 율곡(방위)사업을 해 군함을 만들었기에 한국의 조선이 발달했다. 현대중공업이 잠수함을 건조함으로서 세계적인 인정을 받았다.

질문=세월호 사고현장에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 해양경찰청이 아닌 황 총장이 직접 보고를 한 이유가 뭔가?

▲당시 해경청장이 대통령 앞에 나서기에는 불편한 사유가 있는 듯 했다. 현장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나로서 정확한 보고를 해야 할 사명감과 함께 유가족들에게 다소나마 위안이 될 것 같았다.  

질문= 황 총장님에 대해 믿음과 충정을 보여 준 운전병과 공관병을 석방 된 후 만난 적이 있나?

▲서울 모 호텔 요리사로 있는 공관병과 전화를 주고받았으며, 운전병은 작년 7월 부산에서 열린 미해군창설기념일 행사 후 식사를 나눴다.(그 때 간담회 장에 참석한 황 총장의 첫 번째 운전병 박진혁씨를 가리키며) 고향이 남원인 이 사람은 건축설계감리 일에 종사하면서 나를 몇 개월 간 돕고 싶다며 진해에 와 있다. 

(사진제공=더불어민주당진해지역위원회) 황기철 전 총장과의 블로그간담회를 진행 중 잠시 참석한 과거 황 총장의 제독시절 운전병 박진혁씨가 당시의 상황을 설명해 주고 있다.

질문=(운전병을 향해) 운전병 시절 황총장의 사모를 차로 모신 적이 있나? 

▲일체 그런 일이 없다. 총장님께선 늘 공사(公私)를 분명히 하시기로 운전병들에게 소문이 나 있는 분이다. 모든 운전병들이 총장님이 구속됐을 때 믿지 않았고 변함없는 존경의 대상이었다. 

질문=변호사 비용이 5억 정도 들었다고 들었다. 국가로부터 배상이 있었나?

▲약5천만원 받았다. 돈 보다 명예가 문제였다. 죄의 유무를 판단하는 1심에서 모든 것을 잃어버릴 것 같은 두려움 속에 극단적인 생각을 하기도 했다. 죄는 나와 가족, 주변이 더 잘 알고 있으며 한 점 부끄러움이 없었다. 다만 죄가 없는데도 혐의를 씌우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질문=방산비리 수사와 관련해 부하들이 거짓증언 했으나 이후 강압수사에 의한 것이었다고 밝혔으며 청와대가 기획수사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당시 어떤 심정이었나?

▲언론이 추측보도를 함으로서 입는 피해가 크다. 일부 양심적인 기자가 만신창이가 된 후 후속기사를 써서 왜곡된 진실과 표적수사의 허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사람의 인권이 외면당해선 안 된다. 해군이란 조직의 문화를 훼손 또는 왜곡시켜서도 안 된다. 국민과 군을 이간시키는 일은 바로잡아야 한다. 뼈 속 깊이 사랑하는 해군가족에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왜 해군을 표적수사 했는지 지금이라도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

질문=함정의 증설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아덴만에 사용한 헬기가 소형이었기에 작전투입 할 수 있는 중형헬기가 필요하진 않았나? 잠수함 구조함의 증설 투입도 필요하지 않나?

▲해군력은 국가 경제력에 비례한다. 분단국가로서 주변이 강대국이다. 최소한의 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 해상교통로를 보호하기 위한 단계적인 해군력의 증가가 필요하다. 중형헬기여야만 오랜 시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잠수함 척수가 증가되고 그에 맞는 구축함의 증설을 준비해야 한다.

질문=누명을 쓰고 해군참모총장직에서 이임할 때 이임사에서 "제복을 벗는 이 순간에도 대한민국과 해군은 제 가슴을 뛰게 하는 뜨거운 이름입니다"라고 말했다. 누명을 쓰고 옷을 벗는 자리에서도 대한민국과 해군이 가슴을 뛰게 하는 뜨거운 이름일 수가 있는가?

▲해군들은 대개 바다는 우리의 터전이고 배는 우리의 집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여기 앉아 있어도 배에 앉아 있는 느낌을 갖는다. 물 위에 있다가 육지로 오면 육지가 흔들거리는 것을 느낀다. 여러 곳을 다니면서 배의 구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전역 내신서에 예비역과 퇴역으로 나눠 기재한다. 퇴역을 적으면 다시는 군에 돌아가지 못한다. 내가 소집되면 다시 오겠다는 생각으로 예비역으로 적어 놓았다. 원하지 않은 전역을 했기에 다시 오겠다고 생각했다. 

질문=진해서부상권을 살리기 위해 도시재생사업을 펼치는 등 노력을 하고 있으나 공동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어찌하면 서부권역과 진해전역의 경제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는 구상이 있나?

▲2005년 진해에 옥탑방이 많은 것은 군용항공기지법으로 고도제한이 걸려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당시 고도제한을 완화하고 군 아파트부터 높게 짓는 노력을 기울였다. 앞으로 진해서부는 도시재생과 연계해 여좌동 파크랜드를 캠핑카로 운행하면서 장복산 편백숲과 양어장, 속천 빛거리와 낚시, 영내투어 등 1박2일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방안을 강구함이 좋을 듯하다. 지금 이 상태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양어장을 진해구로 돌려달라고 요구한 바 있으며 안보환경에 따라 해군의 영내개방을 추진할 계획이다. 따라서 군항 관람 등과 이들 관광 컨텐츠를 상품화할 수 있다. 숙소가 문제이기에 얼마 전 해군참모총장을 만나 진해에 국제수준의 회의가 가능한 호탤을 해군부지에 지어달라고 요청했다. 국방부에 예산을 차용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국비 또는 지방비 예산지원이 결정된 중앙시장의 지하횟집을 지상으로 배치하는 등 구도의 재편이 이뤄질 것이다.

질문=옛 육대부지를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지,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견해는?

▲재래연구소와 국방과학연구소의 일부시설과 소형특수선박연구소, 연구원 숙소, 수영장 등 체육시설을 조성할 계획으로 서부권역의 시민들이 활용하기에 용이할 것이다.

질문=황 총장은 그동안 지역민들과 접촉하는 동안 제기된 지역현안문제와 고충을 해결하고자 서울과 경남도, 창원시 등을 오가면서 하루에 무려 3명의 장관 또는 대통령과의 회동을 가졌다는 보도를 보았다. 그동안 주요하게 다룬 현안문제는?

▲용원의 상습침수를 해소하고자 환경영향평가를 받아 제방을 구축하는 방안이 추진돼 시민을 위한 공원 등이 조성될 계획으로서 주민들의 총의를 모아야 한다. 산업지구인 웅천 남문지구를 상업 및 주거지구로 일부 용도변경해 경제환경을 개선하며, 신항지구에 약 6만평 규모의 복합소핑몰조성을 위해 경제자유구역청장과 창원시장 등과 논의해 추진 중이다. 그렇게 되면 보고, 먹고, 사고, 놀 수 있는 공간이 돼 타 지역주민들이 찾아오게 될 것이라고 본다. 또한 이순신 타워를 지을 계획인데 타워 보다 타워를 둘러 싼 주변환경을 보고 즐길 수 있는 종합적인 관광상품을 구상하고 있다. 제2안민터널을 석동터널로 명칭을 바꾸고, 약38억을 들여 2023년까지 하기로 한 것을 2022년까지로 앞당겨 준공할 계획으로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다. 학교와 학원에 대한 교육환경 개선사업과 버스노선 문제 개선, 진해구민의 긍지를 살릴 수 있는 특화된 사업 및 행사를 안착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진해여고 100주년기념관을 건립해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것을 들 수 있다. 군과의 협조도 중요한 데 해군영내가 진주만과 시드니 같이 누구나 들어가서 볼 수 있는 공간이 되면 폭넓은 관광브랜드가 될 것이기에 얼마 전 민홍철 국방위 간사와 해군총장을 만나 요청한 바 있다. 진해시민의 긍지를 지킬 수 있는 명칭문제도 중요해 제2신항을 진해신항으로 확정하는 등 경남도와 창원시와의 긴밀한 협조를 하고 있다. 해군을 전역한 분과 현역을 위한 보훈회관과 의료기관 건립도 적극 추진해야 할 과제로서 국무총리와 보훈청장에게도 이미 요청한 바 있다. 진해돌산과 창원을 연결하는 터널조성도 그 중 하나로서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질문=마지막으로 진해구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안전하고 공정한 사회가 행복의 길이다. 정파 간 갈등과 이기주의의 만연 속에도 우리 스스로 참된 진로를 구축해 나가면 화평함을 이룰 것이다. 안보와 경제 문제도 그러하다. 나는 태어나서 모든 삶을 일군 진해를 사랑한다. 그러기에 나와 같은 진해사람부터 지나치게 보수적이거나 폐쇄적이지 않고 보다 개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생각을 함께 공유하길 기대한다. 나는 정당인이기에 앞서 오로지 대한민국 안보를 위해 살아오면서 나를 키워 준 진해를 위한 헌신을 가장 고귀한 가치라고 믿고 있다. 

(사진제공=더불어민주당진해지역위원회) 황기철 전 총장의 '바다 위에서 새벽을 보다' 출판기념회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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