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4기 공채 탤런트 출신...이병헌, 손현주와 동기

출연작 '젊은이의 양지' '파랑새는 있다' 등을 통해 전국민 사랑받아

2019 제3회 한중국제단편영화제 첫 영화 '미희'로 '신인여우상' 수상

(서울=국제뉴스)안승희 기자=한번 보면 잊혀지지 않는 얼굴이 있다. 세월을 역주행 했나 싶을 정도로 변함없는 미모를 유지하고 있는 배우 김성희.

김성희는 1991년 KBS 14기 공채 탤런트에 합격해 이병헌, 손현주, 김정난, 최정원, 배도환, 노현희 등과 동기다. '파랑새는 있다' '내일은 사랑' '들국화' '젊은이의 양지' '천사의 키스' '사랑과 전쟁' 등 다수의 드라마를 통해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인지도 있는 배우로 활동했다.

선 굵은 개성 있는 연기로 "참 연기 잘하는 배우"로 기억되는 김성희가 10여년 만에 휴식기를 거쳐 드라마가 아닌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김성희는 지난 9월 제3회 한중국제단편영화제에서 첫 영화 '미희'로 데뷔 이후 28년 만에 '신인상'을 받아 특별한 시작점으로 재기의 신호탄을 올렸다.

연이어 단편영화 '피싱'(감독 서보경)에 캐스팅이 확정되어 '영화배우 김성희'로서 새로운 도약을 앞두고 있다.

사진/배우 김성희

"10여년의 기간 김성희는 무었을 하고 지냈을까?"라는 궁금증이 드는 순간에 그녀의 대답은 "가족"이었다.

"2003년 결혼을 하고 딸하고 아들 두 자녀를 키우면서 여느 가정집 모습하고 똑같이 지냈다."는 김성희는 "남편과 아이들 가정에 집중하고 살다보니 어느새 활동을 안 한지 10여년이 넘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레드빛깔을 떠오르게 하는 이미지와 달리 잔잔한 호수 같은 내면을 지닌 배우 김성희를 만나 담담하면서 소소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강한 이미지 때문에 강렬한 성격의 배역을 맡아서인지 어제까지 드라마에서 봤던 느낌이다. 오랜 휴식기 동안 무엇을 하며 지냈나.

결혼을 하고 두 아이를 낳고 다른 가정주부들과 별반 다르지 않게 지냈다. 그동안 남편하고 아이들 뒷바라지에 신경 쓰다 보니 시간이 이렇게 흘렀더라. 아이들이 좀 크고 나서 연기에 대한 갈망이 들어 대신 공부를 선택했다.

2016년도에 고려대 대학원 CEO 최고위과정에 입학해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을 만나면서 배움의 폭을 더 넓히고 싶었다. 지금은 4차 혁명에 관련된 강의를 매주 월요일 마다 듣고 있다.

그전에 내가 배우 말고 전문적이게 잘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하다가 성우에 도전하기도 했다. 성우 학원을 다니면서 하루 6시간씩 2년 가까이 수업을 들어가며 노력해서 대원방송 성우 시험에 도전했지만 직업으로 인연이 아니었는지 떨어졌다.

사진/배우 김성희가 제3회 한중국제단편영화제에서 첫 영화 '미희'로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한중국제단편영화제에서 첫 영화 '미희'로 데뷔 이후 28년 만에 신인상을 받았다. 드라마가 아닌 영화로 배우의 길을 다시 걷고 있다. 영화 '미희'와의 인연이 특별하겠다.

데뷔하고 28년 만에 첫 영화로 신인상을 받아 남다른 느낌이고 영광이다. 부산영화인협회에서 한국영화 100주년의 해 기념으로 영화 '미희'를 제작했다. 작년에 한중국제단편영화제에서 MC를 본 인연으로 서영조 감독에게 제의를 받았다.

처음에는 주인공 '진덕' 역의 한지일 배우 분의 첫사랑 '미희'역에 캐스팅 됐는데 연령차가 많이 나서 출연이 불발될 뻔 했다. 감독님이 아쉬워하면서 진덕의 딸 역을 제안해 촬영을 했다.

영화 '미희'는 고령화 시대의 고독사에 대한 어두운 단면을 그린 영화로 주인공 진덕이 첫사랑 미희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진덕의 딸 무용강사 '고은화' 역을 연기하면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어서 그런지 공감이 많이 됐다.

러닝타임 40분 정도의 중편 영화지만 연기 세포 하나하나가 살아날 정도로 설레이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김성희는 제57회 부산예술제에서 지난 26일 초대손님 시사회를 개최해 '영화배우 김성희'로 300여명의 관객들 앞에 섰다. 영화 '미희'(감독 서영조)는 대한민국 최초의 촬영감독이자 녹음감독인 이필우 감독을 기리기 위해 특별 기획된 변사 영화다.

사진/영화 '미희' 포스터와 서영조감독, 배우 김성희

-'영화배우 김성희'로서 행보가 다양해졌다. 홍성국제단편영화제와 (사)한국영화인총연합회 행사 등에 초대받고 있다.

(사)한국영화인총연합회(지상학 회장)에서 저소득 영화인들의 임대주택 마련 및 생계지원을 위해 신협과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이날 저를 비롯해서 한지일, 박중훈, 독고영재, 김국현 배우분들과 함께 영화인 대표로 참석했다.

저두 공백기가 있었지만 배우들은 캐스팅되지 않으면 수입이 제로다. 영화 저변에 일정 수입없이 기본 생계비마저 위협받는 분들이 상당히 많다.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는 영화인들이 재도약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제2회 홍성국제단편영화제 레드카펫 행사에 초대받아 참석해 왠지 쑥스러워 배우 김형일 씨하고 함께 입장해 동시에 포토타임을 가졌다. 그런데 주변 관계자분 말씀으로는 제가 가장 파이팅이 넘쳤다고 하더라.(웃음)

사진/홍성국제단편영화제-(사)한국인총연합회 배우 박중훈, 한지일, 독고영재, 김성희

그러고 보니 국제단편영화제랑 인연이 깊다. 한중국제단편영화제에서는 작년에 MC를 맡기도 했다. 한국 단편영화의 위상이 국내뿐만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높아 질 수 있도록 애쓰고 있다.

-KBS 14기 공채 탤런트로 이병헌, 손현주, 김정난, 최정원, 배도환, 노현희 등이 동기이다. 같은 출발점에서 탑 스타가 된 동기들을 보면 여러 감정이 들것 같다.

14기 동기들하고는 아직도 연락을 하고 모임을 갖는다. 같은 동기들이지만 탑스타가 되는 친구들은 분명 이유가 있다.

이병헌, 손현주는 사람이 참 착했다. 이병헌은 눈에 띄고 잘 될 거라고 생각했다. 엄청 착하고 심성이 좋았다. 공채 탤런트 합격 후 연수 받는 3개월 동안 방향이 같아서 차로 집까지 태워줬다. 연예인은 실력이 우선이지만 운도 중요하다. 이병헌은 화도 잘 안내고 인내심이 강한데 연기도 잘하니 당연히 운도 잘 따르지 않았겠냐.

연기를 쉬었기 때문에 힘든 감정이 들었지 동기들이 활발히 활동하면 내 일 같이 응원을 했다. 아무래도 다들 처음에 신인으로 만났기 때문에 친구 같은 느낌이다.

사진/배우 김성희

-가족애가 크고 특히 어머니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 보인다. 어머니가 학교 선생님이셨다고 들었는데 연기자가 된다고 했을 때 처음에 반대는 없었는지, 그 당시 경쟁률이 엄청났던 KBS공채 탤런트 시험 합격 과정과 이후 연기 생활이 궁금하다.

어머니는 오히려 내가 배우가 될 수 있도록 지지해주고 적극적으로 찬성하셨다. 어머니가 아프셔서 지금 함께 살고 있는데 다시 연기를 시작하니 너무 좋아하신다. 애들 때부터 필 충만한 나의 연예인 끼를 보신 것 같다.

탤런트 시험을 볼 때 중앙대, 동국대 등 연극영화과 출신 이쁜 배우들에 비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PD님이 특기를 물어보길래 순간적으로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맥 라이언이 신음 소리 내는 것을 연기했다. 어린나이에 멋도 모르면서 흉내내는 것을 보고 시험장이 웃음으로 난리가 났다. 어디서도 못 본 생각지도 못했던 것을 선보이니 어떤 역할도 잘해낼 거라 는 평가를 받아서 합격했다.(웃음)

'내일은 사랑' '들국화' '젊은이의 양지' '파랑새는 있다' '천사의 키스' 등 시청률이 높은 다양한 드라마에 출연했다. 특히 '파랑새는 있다'에서 극중 '영지' 역할로 큰 사랑을 받았다.

당시 신인시절의 배용준, 전도연, 차승원, 고소영, 이병헌 등과 함께 연기했다.

"앞으로 배우 김성희 하면 도전의 아이콘으로 떠올려질 것 같다."는 말에 "소프라노 친구의 권유로 음악 공부를 시작해 오페라 '아리아의 밤' 해설자로 나섰다."며 도전 분야에 제한이 없는 열정으로 가득 찬 모습을 보였다.

그녀의 귀착점은 다시 연기로 도착했다.

'도전하는 삶'을 실천하고 공백기가 있는 다른 연기자들에게 귀감이 될 것 같은 배우 김성희.

강한 이미지 탓에 일명 쎈언니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김성희는 바른생활 주의자에 깊은 바다와 닮은 배우였다.

배려와 이해가 돋보이고 내면의 단단함이 느껴지는 김성희는 그녀의 인생에서 만큼은 '주연배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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