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소방서장 안종석 -

희생을 담보로 시민안전을 부채삼은 우리의 이름은 "소방관"입니다.

30여년 넘는 공직 생활 중 상처로 남을 큰 일 한번 겪지 않고 지낼 수는 없었습니다. 

▲ 안종석 세종소방서장

대부분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재해 현장에서 크고 작은 사건들을 수습하며 아무렇지 않은 듯 희생자들의 부상과 죽음을 대면했습니다.

감정에 흔들려 현장 활동에 지장을 초래하는 모습을 보일 수 없기에 모든 소방관이 그렇듯 꿋꿋하게 강한 척 꾸밈으로 자신을 감춰둘 수 밖에 없었습니다.

생때같은 젊은 동료들의 죽음앞에서도 애써 태연을 가장했지만, 올 해 57주년 소방의 날을 맞는 모든 소방관들은 침울함과 애통함속에서 생일을 보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독도 인근에서 추락한 채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우리 동료들, 그리고 그들과 운명을 같이한 두 분의 시민들을 기다리는 희생자 가족과 전국 소방관들의 간절한 소망이 하늘에 닿아 꼭 돌아올 수 있기를 염원하며, 되풀이 되는 희생을 줄이고자 제언합니다.

일상에서 겪는 사건,사고의 대부분은 우리의 부주의한 행동과 인식이 원인인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또한 우리의 무관심과 방치속에 잠재되있던 작은 불씨 하나가 원인이 되어 걷잡을 수 없는 피해를 당하기도 합니다.

11월은 "불조심 강조의 달"입니다.

우리 가족과 이웃의 안전한 삶을 원한다면 겨울철 사용이 잦은 각 종 난방용기기와 화기 취급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가정에서는 콘센트 적정 사용과 가스 안전, 그리고 화재안전 필수품인 소화기 사용법과 유사 시 피난방법 등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또한 농촌에서는 불법 쓰레기나 농축 부산물등을 태우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하고, 화목보일러를 사용하는 가정에서는 보일러 주변정리와 연통 적정 설치, 연료투입구 점검 등 화재 위험요소들을 철저히 관리하여야 합니다.

쌀쌀해지는 날씨 탓에 공사장이나 일터에서 함부로 불을 피우거나, 탈 수 있는 물건 옆에서 용접, 용단 작업 등을 할 때는 반드시 소화기를 옆에 둔 채 작업을 하는 등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여야 할 것입니다.

또 겨울이 오고 우리 소방관들이 바빠지는 시기입니다만, 시민 모두가 안전한 겨울나기를 위해 관심을 가지신다면, 따뜻하고 행복한 시간으로 채워질 것입니다.

전국 5만여 소방관들과 그 가족들은 ‘오늘도 무사히’ 라는 작지만 큰 소망을 늘 가슴에 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소망이 작아질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께서도 일상생활에서 지켜야 할 안전수칙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안종석 세종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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