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로 자리를 옮기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AFPBBNews

크리스틴 라가르드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로 내달 1일 부임한다. ECB 사상 첫 번째 여성 수장이다.

27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라가르드는 내달 1일 열리는 취임식에서 마리오 드라기 현 ECB 총재의 후임으로 공식 부임한다. 드라기 총재는 8년간의 임기를 끝으로 총재직에서 물러난다.

라가르드에게는 8년 만의 유럽 복귀다. 그는 프랑스 재무부 장관이던 지난 2011년에 IMF 총재로 임명되며 대서양을 건넜다. 그러다 최근 ECB 총재로 지명되면서 자연스럽게 유럽으로 무대를 옮기게 됐다. 여성이 ECB 수장에 오르는 건 라가르드가 처음이다.

라가르드에게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낯설지 않다. 프랑스 재무장관으로 발탁됐던 당시에도 주요 7개국(G7) 중에서 여성이 재무장관을 맡은 건 라가르드가 처음이었다. IMF 최초의 여성 총재도 라가르드가 해냈다.

라가르드는 순수한 경제 전문가라 보긴 어렵지만 늘 주변에 있었다. 파리 낭테르 대학을 졸업한 그는 노동법인수합병(M&A) 전문 변호사로 활동했고, 미국 시카고 소재 로펌 베이커 앤드 매킨지의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했다. 어린 시절에는 싱크로나이즈드 수영 선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라가르드는 내달 1일 열리는 ECB 총재 취임식에서 정식으로 부임 연설을 할 예정이다. 그는 공식 행사에 앞서 이날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드라기 총재 고별 행사에 참석한다.

라가르드가 전임자 드라기 총재의 금융통화 정책 기조를 이어받을지가 주목된다. 드리기 총재는 유로존 경제 부양을 위해 저금리 정책과 채권매입 등 적극적인 완화적 통화 정책을 펼쳐왔다.

라가르드는 최근 미 CBS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선 "모든 것에는 바닥이 있지만, 현 시점에서 우리는 아직 바닥에 있지는 않다"며 현재의 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입장을 넌지시 내비쳤다.

블룸버그통신은 다만 라가르드 신임 ECB 총재가 유로존의 느린 경제 회복세, 높은 물가상승률, 인플레이션 위협 등 혹독한 과제를 마주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 상황이 심화될 경우 물가를 잡기 위해선 내렸던 금리를 다시 올릴 수밖에 없어 정책 기조가 바뀔 수도 있다.

또 구체적인 분석과 정책은 전문가에게 맡기고 자신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 행동에 나서는 그의 업무 스타일상, 유로존 19개국 정상들을 상대로 외교전에 나서는 식으로 행동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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