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반도의 가을, 내변산인 내소사의 단풍과 외변산의 가을 바다를 즐기다

▲ 가을빛으로 물들기 시작한 전나무숲길

(전북=국제뉴스) 정기영 기자 = 쭉쭉 뻗은 푸르른 내소사 전나무 숲길은 사계절 내내 푸를 것만 같다. 내변산으로 불리는 내소사로 향하는 600미터의 숲길은 늘 청아하고 아름답고 고요하다. 하지만 그 고요함은 오래가지 못한다. 황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한 가을이 되면 이 숲의 모든 사물들은 초록에 금가루를 뿌린 듯 황홀경에 빠지고 사람들의 탄성소리도 이어진다. 

한동안 주춤했던 미세먼지가 다시 기승을 부리려는 요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자라는 전나무 숲길은 반갑기만 하다. 1300년의 무구한 세월을 이어온 내소사를 들어서는 전나무 숲길은 겨우 한 세기가 지났으면서 아름다움을 뽐낸다. 누군가 일부러 조성한 숲길이라지만 이 또한 세월이 흐르면 후대에서는 오랜 시간을 이어온 귀중한 생명의 숲길이라고 할 것이다.

▲ 가을 정취가 아름다운 내소사

내소사의 일주문에서는 절집이 보이지 않는다. 전나무 숲 끝에는 봄이라는 단어처럼 환한 벚꽃나무가 절집 앞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봄 벚꽃은 진지 오래지만 가을꽃이라고 할 수 있는 벚나무의 단풍이 이제 물들기 시작했다. 꽃이 예쁜 나무는 단풍도 예쁘다는 말은 이 나무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돌로 쌓은 축대와 돌계단의 절집인 내소사는 그 자체만으로 풍요롭다. 보물 제291호인 내소사의 대웅보전은 장중함보다 안온함이다. 

단청이 없는 대웅보전의 꽃살문은 오랜 세월 깎인 탓에 해남 대흥사의 꽃살문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무뎌진 꽃무늬가 주는 시간의 흔적으로 말미암아 여전이 아름답다. 어디 그뿐이랴. 천년을 넘게 살아온 느티나무는 이미 나무라기보다 이곳을 살아온 나무부처다. 뿌리를 내리고 이제껏 살아내기까지 나무의 강한 생명력은 우리 삶의 위안이 된다. 

▲ 엉겁의 세월 동안 형성된 채석강

격포, 고사포, 변산 해수욕장의 바다를 따라 이어지는 외변산은 드라이브를 하며 다니기에 좋다. 수심이 완만하고 넓은 모래사장이 펼쳐진 가을의 변산 바다는 반짝이는 윤슬만으로도 아름답다. 서해안 3대 해수욕장 중 하나인 변산해수욕장, 2km에 이르는 방풍림인 송림이 장관인 고사포해수욕장, 닭이봉과 채석강 사이에 있어 채석강의 절경을 온전히 볼 수 있는 격포 해수욕장은 어느 한 곳도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광을 지녔다. 

그렇지만 외변산 최고 절경은 채석강이다. 해식애라 불리는 층리가 수 천 권의 책을 켜켜이 쌓아 놓은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불리는 채석강은 오랜 세월동안 파도의 침식과 풍화 작용을 받아 형성된 퇴적암 절벽이다. 밀물일 때는 바닷물에 잠겨 있다가 썰물이 되면 서서히 드러나는 수많은 편들은 엉겁의 세월 동안 형성되었으며 들쭉날쭉한 층리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 일출, 일몰을 볼 수 있는 오션뷰 변산스파펜션

여름의 꼬리를 이어가듯 아직은 한낮 더위가 기승이지만 해가 질 무렵이면 쌀쌀함에 옷깃을 여미게 된다. 여행지에서의 마무리는 역시 숙소의 선택이 관건이다. 고사포해수욕장 근처에 자리한 더블힐링펜션은 2018년 7월에 오픈한 펜션으로 변산반도 스파펜션으로 눈여겨 볼만 하다. 이즈음 여행 트렌드에 맞춘 객실 인테리어는 휴양지의 세련된 감성 인테리어로 꾸몄다. 

스페인 리빙 브랜드 라포마의 개성 있는 가구가 소파, 테이블, 라탄 의자로 배치되어 여유로운 휴식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아침에는 일출을, 저녁에는 일몰을 볼 수 있으며 내변산과 외변산을 오가며 쌓였던 피로를 풀어줄 최고급 제트스파는 윤활유 역활을 한다. 호텔식 침구류와 쾌적한 룸 컨디션은 기분 좋은 여행의 마무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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