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뉴스) 조진성 기자 = SK이노베이션의 악재가 계속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실적악화는 역내 화학제품 공급 증가, 글로벌 무역분쟁 등으로 악화된 경영 환경 탓이 크지만,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의 경영 능력에 타격도 불가피 해 보인다. 김 사장은 과거 SK에너지의 흑자전환을 이끌며, SK이노베이션 수장에 올랐지만 취임 이후 지속적인 영업이익 감소와 차세대 사업 부진 등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수장이 된 김준 사장의 경영 능력에 타격은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최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은 3505억원으로 가량으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8358억원이던 것과 비교해 58% 감소한 수준이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3310억원, 2분기 497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각 53.5%, 41.6% 감소한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바 있다. 

부문별로 보면 정유 부문은 이월된 재고 손실 등으로 약 100억원 가량의 적자가 예상된다. 화학 부문도 파라자일렌(PX) 가격 낙폭이 축소됐지만 부진한 시황으로 인해 주요제품 스프레드(제품과 원료가격의 차이) 악화로 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정제마진 악화와 역내 화학제품 공급 증가, 글로벌 무역분쟁 등의 경영 환경 탓이 크지만, 김준 사장의 경영 능력 역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김 사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최측근으로, 흑자를 이끌어낸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SK에너지 대표이사에 올랐고 불과 1년반 만에 다시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에 선임됐다. 그는 2015년 SK에너지의 대표이사를 맡은 뒤 1조2991억 원의 흑자를 냈을 뿐 아니라 2016년에도 1조 원이 훨씬 넘는 흑자를 내도록 이끈 바 있다. 취임 직후, SK이노베이션은 2016년에 매출 39조5205억 원과 영업이익 3조2283억 원을 거두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내기도 했다.

문제는 이 같은 실적 악화의 돌파구이자, SK이노베이션과 김준 사장의 중점 사업인 전기차 배터리 부문 역시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배터리 부문의 손익분기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 유럽 등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 증설로 인한 공급과잉 우려는 물론, LG화학과의 소송전, 일본 배터리 소재 수출규제 가능성 등의 문제가 있다.

배터리 핵심부품 등이 일본 수입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반도체에 이어 배터리가 일본 수출 규제의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규제 확대 가능성을 고려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과의 소송전도 부담이다. LG화학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Trade Secrets) 침해'로 제소한 바 있다. LG 화학 측은 지난 2017년부터 SK이노베이션이 연구인력 76명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영업비밀 침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기술력과 제품력을 기반으로 공정경쟁을 통해 배터리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며 해명하며 맞소송에 나섰다. 국내에서도 양측은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다. LG 측은 지난 5월 SK 측을 산업기술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SK이노베이션의 서울 서린동 본사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의 실적 악화는 물론 최근 진행되고 있는 사안들을 살펴보면, 내부적인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다운된 상황"이라면서 "광고 등을 통해 현재 이 같은 분위기를 타개하려고 하지만 전반적인 개선 작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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