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BBNews

(미국=국제뉴스) 조현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국제유가 안정을 위해 미국의 전략비축유(SPR) 활용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이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되며 국제 원유시장에 작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따른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유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우디 (드론) 공격에 따라 필요할 경우 시장 공급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전략비축유를 활용하도록 허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텍사스나 여러 다른 주에서 현재 허가 과정을 밟고 있는 송유관 승인을 신속히 처리할 것을 모든 관계기관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전략비축유란 전쟁 등으로 석유 공급에 차질이 생기는 때를 대비해 미 정부가 비축해놓은 석유를 말한다. 사우디 석유시설 피격 사건으로 국제 원유시장에 파장이 예상되는 만큼 유가 안정을 위해 비축유를 시장에 풀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뒤이은 트윗에서는 "사우디의 석유 공급이 공격을 받았다. 우리가 범인을 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며 "(미국은) 확인에 따라 공격할 준비가 됐다(are locked and loaded)"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격의 주체가 누구라고 생각하는지, 어떤 조건으로 우리가 진행해나갈지 (사우디) 왕국의 의견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강경 입장과 달리 백악관 측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와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에서 이란과의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은 항상 여러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예멘 후티 반군은 드론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자처하고 나섰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공격 배후로 후티 반군이 아닌 이란을 지목하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지난 14일 오전 4시쯤 벌어진 드론 공격으로 국영석유기업 아람코의 아브카이크 및 쿠라이스 석유시설 가동을 당분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아브카이크 탈황 시설은 사우디 동부에 몰린 유전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탈황정제하는 곳으로, 하루 700만배럴 이상의 처리 능력을 갖췄다. 쿠라이스 유전은 사우디 내 2위의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는 시설이다.

사우디 정부는 두 곳의 시설 가동 중단으로 하루 평균 570만배럴의 원유 생산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사우디 하루 산유량의 절반이자, 전 세계 산유량의 5%에 해당한다.

사우디 주요 석유시설 피격에 국제유가는 이미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미 동부시간 15일 오후 6시12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1.50% 오른 배럴당 61.29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13% 급등, 배럴당 68.04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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