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위대가 센트럴 지하철역 인근에 방화를 하고 있다. ⓒAFPBBNews

8일 홍콩 시위대는 낮에는 홍콩 주재 미국 영사관으로 몰려가 미국의 개입을 촉구하는 평화시위는 벌였지만 밤에는 도심 한복판에 방화를 하는 등 폭력시위를 벌여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 보도했다.

◇ 시위대 방화하며 경찰과 결렬하게 충돌 : 이날 오후 평화롭게 진행되던 시위는 저녁이 되면서 다시 격렬해졌다.

시위대는 홍콩의 중심가인 센트럴역 곳곳의 역사 입구를 훼손한데 이어 역사 입구 한 곳에 폐품 등을 쌓아놓고 불을 질렀다.

경찰이 시위대를 진압하러 나서자 시위대는 센트럴에서 애드머럴티, 완차이를 지나 코즈웨이베이 방향으로 이동했다. 코즈웨이베이 지역에서 시위대는 보도블럭 등을 깨 경찰에게 던지며 격렬하게 저항했고,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시위 진압에 나섰다.

코즈웨이베이 지역을 빠져나온 시위대는 프린스에드워드 역 등 홍콩 시내 곳곳에서 '게릴라식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은 격렬하게 충돌했다.

◇ 시위대 미국 영사관 방문, 개입 요구 : 앞서 시위대는 이날 오후 1시 홍콩 주재 미국 영사관을 방문, 미국이 홍콩 사태에 개입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날 홍콩 시위대 수천명은 미국 영사관으로 몰려가 성조기를 흔들고 미국 국가를 제창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홍콩 사태에 개입해줄 것을 촉구했다.

시위대는 미국 영사관을 가기 위해 거리행진을 하며 '자유를 위해 투쟁하라' '홍콩의 편에 서라' '베이징에 저항하고, 홍콩을 해방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는 미국 영사관 앞에 도착하자 성조기를 흔들고 미국 국가인 '별이 빛나는 깃발'(Star Spangled Banner)을 제창했다.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홍콩 시민을 대신해 중국을 압박하고, 미 의회가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을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 시위 참여 숫자 줄었지만... : 이날 시위 참여 인원은 지난 주말 집회보다 많이 줄었지만, 홍콩 시위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은 오는 15일 민간인권전선의 집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간인권전선은 이번 시위를 주최하고 있는 재야 단체 연합이다. 만약 15일 시위에 대규모 인원이 참여한다면 홍콩 시위의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참여 인원이 확연히 줄어든다면 시위 열기가 꺾였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 조슈아 웡 다시 체포돼 : 홍콩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조슈아 웡은 다시 체포됐다. 조슈아 웡은 대만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던 중 공항에서 체포됐다.

홍콩 경찰은 보석 조건을 어겼다는 이유로 웡을 다시 체포했다. 웡은 3일 대만을 방문해 집권당인 민진당 정치인들을 만나 홍콩 민주화 운동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등의 활동을 벌이다 8일 오전 귀국하던 길이었다.

앞서 웡은 지난달 30일 불법 시위를 선동한 혐의 등으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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