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AFPBBNews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총선에서 이길 경우 요르단강 서안지구(West Bank) 점령지를 완전히 자국 영토로 합병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와 관련해 팔레스타인과 요르단, 유엔 등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경고를 보내는 등 국제사회가 들끓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텔아비브 교외 라마트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스라엘의 안보를 보장할 수 있는 힘, 이스라엘의 국경을 결정할 수 있는 힘을 내게 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현재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약 3분의 1 에 해당하는 모든 이스라엘 정착지를 합병할 계획이라며 "우리는 제3차 중동전쟁 이후로 이런 기회가 없었고, 그리고 앞으로 50년 동안에도 이런 기회를 갖지 못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이웃국가인 요르단의 영토였던 서안지구 일부를 점령했다.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는 이스라엘이 해당 지역을 점령하고 정착촌을 세운 것을 불법이라고 본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네타냐후 총리에게는 합병을 밀어붙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온 셈이다.

총선을 일주일 앞두고 네타냐후 총리가 서안지구 합병을 약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총선에서도 그는 서안지구 일부 지역에 대해 이스라엘 영토임을 선언할 것이라고 발표해 우익들의 지지를 얻었다.

이에 대해 사입 우라이까트 팔레스타인 협상대표는 "네타냐후 총리가 이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 평화협정을 맺을 수 있는 기회를 영영 묻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점령지에 대한 일방적인 합병은 전쟁범죄"라며 "이스라엘과 국제사회는 이 미친 짓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무장관은 "요르단 계곡을 영토로 편입시키려는 네타냐후 총리의 의도는 전체 지역을 폭력으로 몰아갈 것"이라며 비판했다.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점령지 합병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이 계획이 실행될 경우 이스라엘이 미래 팔레스타인 영토가 될 수 있는 서안지구를 말 그대로 포위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서안지구를 따라 흐르는 요르단강은 일종의 자연장벽으로 기능해 지정학적인 중요성도 매우 크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일방적인 행동은 평화 프로세스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서안지구 점령지에 대한 이스라엘의 법적행정적 조치는 그 어떤 국제법적 효력을 갖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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