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양어선원 노동가치 존중 위한 대규모 장외 집회

(부산=국제뉴스) 김옥빈 기자 = "원양어선원들의 노동가치 존중 위한 대규모 장외 집회 열린다."

▲ 지난 4일 교섭결렬 후 이봉철 위원장이 서울 서대문경찰서를 방문해 집회신고 접수증을 제출하고 있다/제공=원양노조

전국원양산업노동조합(이하 원양노조')은 오는 18일 서울 사조산업 본사 앞에서 체항 및 출어 대기중인 원양어선원들과 조합원 가족,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 연맹 및 각 가맹노조 등 육해상 노동계가 함께 연대해 '갑질기업 사조산업 규탄과 조합원 생존권 사수 대회'를 열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원양노조에 따르면 실무교섭과 단체교섭을 포함해 8차례에 걸쳐 사측과 2019년도 임금교섭을 진행했으나, 매 교섭마다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해온 사측과 더 이상 교섭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교섭위원사 8개사(경양수산, 동원산업, 동원수산, 사조산업, 신라교역, 아그네스수산, 정일산업, 씨맥스피셔리) 중 사조산업을 타겟으로 규탄대회가 열리는 이유는, 국내 최대 원양어선사라는 입지를 악용해 매년 막무가내식 임금동결을 주장함은 물론, 불성실하고 몰상식한 행태로 교섭을 지연시키는 사조산업을 규탄하고, 선원들의 노동가치를 폄하하는 김정수 대표이사에게 각성을 촉구하기 위함이다.

실제, 지난 4일 열린 제4차 단체교섭 과정 중 사조산업 김정수 대표이사는 "선원은 주는대로 받으면 되지", "사양되고 있는 산업, 접어버리면 그만이지" 라는 식으로 겁박을 일삼고 원양어선원의 노동가치를 훼손하는 막말을 쏟아내 노조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그동안 노조 집행부는 현장 조합원들의 염원인 '추석 전 임금타결'을 목표로, 임금교섭에 최대한 집중해 왔으며, 실제 노사 양 대표 간의 수차례 실무교섭을 통해 어느정도 의견을 조율해 나가던 중이었으나, 사조산업의 막무가내식 반대로 사측 위원들 사이에서도 합의된 의견이 도출되지 않아 협상에 제동이 걸린 상태였기에, 이번 김정수 대표이사의 막말과 갑질 행태는 원양어선원들의 극렬한 분노를 살 수 밖에 없었다.

노조는 오는 18일 개최되는 대규모 규탄 대회 집회를 통해 그동안 사조산업이 보여왔던 불성실하고 태만적인 교섭행태를 규탄하고, 오대양 육대주에서 피땀흘려 일하는 선원노동에 대한 가치를 폄하한 사조산업 김정수 대표이사에게 즉각적인 사과는 물론,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더불어 원양어업의 주체인 선원들의 복지향상과 지속가능한 산업으로의 발전을 위해 노동계 및 조합원들과 더욱 연대해 선원권익향상을 가로막는 사측에 맞서 강력히 투쟁해 나갈 것을 결의할 예정이다.

▲ 사조산업 서울 본사 앞에서 집행부는 집회신고 사실을 사측에 통보하고, 투쟁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국원양산업노동조합 이봉철 위원장은 "지금까지 사조산업은 편법승계 의혹, 임직원 선물세트 강매, 53명의 귀중한 생명을 앗아간 오룡호 사고 유가족들에게는 막말을 일삼는 등 갑질 기업이자 비인간적 기업으로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돼 왔다"며 "문제는 이러한 저질스러운 경영태도가 우리 원양어선원에게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으며, 매 교섭마다 선원들의 노동가치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은 물론, 불성실한 교섭자세로 임금협상을 고의적으로 지연시켜왔기에 우리의 분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사조산업과 김정수 대표이사가 보인 선원들에 대한 태도를 강력히 규탄함은 물론, 현장에서 함께하는 조합원 동지들의 강건한 단결력을 앞세워 원양어선원들의 노동가치가 제대로 존중받고 나아질 수 있도록 총력 투쟁을 펼쳐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오는 18일 집행부를 비롯한 약 500여명의 조합원이 집회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국원양산업노동조합은 교섭 타결을 위한 협상의 끈을 마지막까지 놓지 않을 것이나, 교섭결과에 관계없이 사조산업 본사 앞에서 대규모 규탄 집회를 강행 할 예정이며, 부산에서도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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