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금파출소 서병수 경위에게 날아온 편지

▲ 부산진경찰서 개금파출소 소속 서병수 경위.

(부산=국제뉴스) 최상인 기자 = 지난 10일 오후 부산진경찰서 개금파출소에 치킨 3마리를 손에 쥔 20대 청년이 나타났다.

다름아닌 이 청년은 지난달 흉기로 자신의 목숨을 끊으려했던 24살 손 모씨였다.

한 달여 만에 흉기가 아닌 치킨을 손에 든 채 손 씨가 파출소를 찾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얘기는 지난달 8일, 부산진구 개금동의 한 원룸에서 자신의 신변을 비관한 손 씨가 친구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손 씨 친구의 신고를 받은 개금파출소 서병수 경위 등 3명은 부리나케 손 씨의 집에 도착했다. 서 경위 등은 손 씨를 앉혀놓고 1시간 가량 극단적 시도 이유를 들어줬다.

손 씨는 어릴적 이혼한 부모에게 버림받아 쭉 보육원에서 자랐다고 했다. 성인이 되어 사회에 나와보니 취업의 문은 좁았고, 생계형 절도에도 손을 댔다고 털어놨다.

그러다 보니 이력서를 넣는 곳 마다 부모없는 전과자라는 꼬리표 때문에 번번히 거절 당히기 일쑤였다.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손 씨에게 서 경위는 "취직자리를 알아봐줄테니 극단적인 선택은 하지마라"며 끈질긴 설득을 했다.

손가락까지 걸어주며 약속을 해준 서 경위는 며칠째 밥을 먹지 못해 굶주렸던 손 씨를 집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서 경위는 손 씨의 손을 꼭 붙들고 국밥집으로 향했다. 국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운 손 씨에게 서 경위는 주머니에서 5만원을 꺼내 쥐어줬다.

손 씨는 5만원을 받아든 채 집으로 돌아와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서 경위는 다음날도 손 씨를 파출소로 불러 밥을 사주며 다독였다.

매일같이 전화해서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다짐한 서 경위에게 얼마 후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손 씨에게 걸려온 전화는 서 경위가 소개해준 인테리어 회사에 면접을 보고 합격했다는 소식이었다.

자신의 인생을 비관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했던 손 씨는 서 경위 때문에 새 삶을 얻었다고 한다.

현재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회사에서 열심히 기술을 배우면서 너무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말하는 손 씨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파출소를 다시 찾았다. 서 경위를 마주한 손 씨는 연신 고맙다는 말과 함께 치킨과 양말을 선물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 손 씨가 부산경찰청 홈페이지에 감사의 마음을 표현한 편지.

"부산에서 아니 이 세상에서 이런 경찰분이 또 있을까요?"

"하루는 제 친구가 되어주고 하루는 제 부모님이 되어 주셨던 서 경위님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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