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온실서 커피나무 직접 재배...스페셜티커피 생산국 꿈꾼다

▲ (경남=국제뉴스) 박현섭 창원커피랜드 대표. (사진=황재윤 기자)

(창원=국제뉴스) 황재윤 기자 = '그에게 진한 커피향이 난다'

경남 창원시 북면 외산로 145번길 76에 '창원커피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박현섭 대표이사(56).

지난 6일 창원커피랜드에서 박 대표에 대한 인터뷰를 가졌다.

대화를 이어가는 과정에 박 대표는 커피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 커피에 미쳤다고 할 정도였다.

10여 년 전부터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들게 자신의 농장에서 직접 커피 재배는 물론 아라비카 및 로부스타 커피 감정사 자격증(Q/R-grader)를 포함 거의 모든 국내외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또 해외 커피 산지를 직접 찾아 커피 등급을 매기는 COE(Cup of Excellence) 국제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때로는 직접 커피 생두를 수입하는 직접교역(Direct Trading)을 오래전부터 시작한데다, 커피재배와 함께 커피학원, 로스팅 업체 및 카페 등 커피 관련 전 분야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세계 커피 업계에서 최고 핵심가치로 꼽고 있는 'Seed to Cup'을 국내에서도 지역인 경남 창원에서 이뤄내는 것이다.

'커피 씨앗에서 한 잔의 커피까지'를 의미하는 'Seed to Cup'은 농장에 커피 씨앗을 직접 뿌려 재배하고, 거기서 생산된 커피를 가공처리하는 등 과정을 거쳐 최고의 맛을 간직한 한잔의 커피를 추출하기까지 일련의 모든 커피 공정에서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는 스페셜티 커피 정신을 실현하는 야심찬 계획을 실천하고 있다.

젊은 시절 박 대표는 호주로 유학했다. 그 곳 대학에서 관광경영학을 전공했다.

당시 유학 시절 호주의 테마형 농장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도 테마형 농장 운영을 꿈꿔 왔다.

호주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박 대표는 영어 관련 사업을 하면서 부산 동아대에서 관광경영학 석·박사 과정을 밟으며 20여 년 전부터 부친이 운영하던 감나무농장을 시간이 나면 혼자서 정비하면서 자신의 꿈을 키워왔다.

지난 1999년 부친이 돌아가시자 본격적인 농장 개발에 뛰어 들었다.

처음에는 농장에 허브를 재배했다. 하지만 허브로는 테마형 농장을 운영하기에는 한계를 느꼈다.

결국 박 대표는 2009년 스페셜티 커피를 접하게 되면서 방향을 전환했다.

기온에 민감한 커피는 국내에서 노지 재배가 불가능하다.

이 같이 힘든 여건에도 불구 박 대표는 직접 커피를 재배해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한국도 커피 생산국으로 이름을 올리는 것도 하나의 목표로 정한 것이다.

2010년 농장에 온실을 설치해 커피나무 재배에 들어갔다. 일각에서는 무모한 도전이라며 걱정도 많았다.

하지만 박 대표는 국내에서 커피재배를 시작한 몇 안 되는 농가와 초기 스페셜티 커피 교육기관을 찾아 전국을 누비며 본격적인 커피 공부를 시작했다.

박 대표는 "커피 씨앗을 뿌려 재배하는 단계에서부터 한 잔의 커피가 나오기까지 전 커피 공정과 관련된 국제자격증을 모두 다 섭렵했다. 국내에서 부족한 부분은 밤을 새워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고, 그래도 부족하면 심지어 직접 해외로 나가 커피 산지를 둘러보며 열심히 공부했다"며 당시 커피에 대한 열정을 소개했다.

▲ (경남=국제뉴스) 경남 창원시 북면 외산로 145번길 76에 자리잡고 있는 ‘창원커피랜드’.

국제 자격증을 두루 갖춘 박 대표는 2013년부터 커피 품질평가 국제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브라질과 콜롬비아 등 중남미의 많은 커피 생산 국가에 COE 국제 심사위원으로 초청돼 현지에서 많은 외국 커피전문가들과 함께 직접 커피 품질을 평가 해왔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커피 전문가로서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 대표의 커피 공부는 끝이 없었다.

베트남과 태국 등 동남아 국가 커피 생산 농장을 직접 찾아 커피 재배현황을 살펴보는 것은 기본이었다. 중남미 커피 산지를 찾아 여러 커피 가공처리 방법을 배워 왔다.

개인적으로 일본에 수시로 들어가 커피 내리는 법 등 각종 각종 기법을 익혔다. 커피 공부를 위해서는 국내든 해외든 지역을 가리지 않을 정도로 열정이 끓어 넘쳤다.

특히 박 대표는 커피 교육생을 지도하고 시험을 본 뒤 국제 자격증 발부할 수 있는 국제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시험에 합격한 교육생을 대상으로 자신이 국제 자격증을 직접 발급해 줄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박 대표는 지역에서 커피 전문가 양성에 들어갔다. 지난 2012년 9월 창원 상남동에 '창원 스페셜티 커피 아카데미'를 열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이 곳 학원에서는 시험과 실습 과정을 거쳐 국제 자격증은 물론 국내 자격증을 딸 수 있다.

이 학원을 통해 박 대표는 지금까지 국제자격증과 국내자격증을 가진 수많은 커피 전문가를 양성했다.

2013년부터 커피 제조 등록을 받아 카페나 호텔 등에 커피를 납품하고 있다. 직접 제조를 통한 커피 공급에도 나선 것이다.

현재 박 대표의 커피 농장에는 에티오피아, 케냐, 코스타리카, 파나마, 인도네이시아, 태국, 베트남 등 대륙별로 커피나무가 재배되고 있다.

하지만 2015년 겨울철 박 대표에게 위기가 찾아 왔다. 농장에서 잘 자라던 커피나무가 냉해로 99% 정도 죽은 것이다.

결국 박 대표는 자신이 당초 계획한 커피랜드 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커피나무를 통해 커피를 생산하는 '커피 생산국'이라는 꿈을 실현하는 시기를 늦출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커피는 파종해 생산하는데 3~5년 정도 걸리는데, 당시 커피나무가 냉해를 입다보니 생산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며 "그러다 보니 비로소 현재 잘 자라고 있는 커피나무에서 내년부터는 직접 판매 가능한 커피를 수확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가 목표로 하는 'Seed to Cup'과 함께 커피 생산량을 적지만 '커피 생산국의 꿈'이 현실화되는 되는 것이다.

현재 하우스를 증축하고 있어 향후 커피 생산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가 꿈 꿔 온 테마형 농장이 윤곽을 잡고 있다.

▲ (경남=국제뉴스) 경남 창원시 북면 외산로 145번길 76에 자리잡고 있는 ‘창원커피랜드’의 폭포.

2018년 농촌체험교육장으로 커피체험장을 건립하고, 2년에 걸친 주택 개조를 통해 지난 6월 '창원커피랜드'를 오픈했다.

커피랜드에는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과 오래된 벚나무들이 많다 보니 봄철 벚꽃이 만개하면 경치 또한 일품이다.

2014년부터 창원 상남동에 오픈해 운영하던 카페도 창원커피랜드로 이전해 '카페 자바비스타'로 영업을 하고 있다.

카페에서는 창밖으로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 고급 커피는 물론 피자나 파스타 등을 맛 볼 수 있다.

커피랜드에는 핸드드립을 전문으로 하는 카페, 커피 체험장, 재배온실, 공연장, 산책로, 주차장 등 각종 시설을 갖추고 있다.

커피 체험장에서는 신청을 통해 손님을 비롯해 일반인과 학생, 외부 단체가 커피 제조과정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커피랜드는 무엇보다 커피 나무 재배지를 둘러 보면서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도 즐길 수 있어 힐링 공간으로도 손색이 없다.

커피는 기호식품으로 좋은 커피와 나쁜 커피는 없다며 자신의 취향에 따라 즐기면 된다고 조언했다.

박 대표는 일반적으로 품질 평가보다 초창기 마케팅 요소가 가미돼 세계 3대 커피로 불리는 '하와이안 코나',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인도네시아 코피루왁'이 많이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커피 전문가들이 평가하는 실질적인 세계 최고의 커피로는 향미 등에서 가장 점수가 높은 커피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품질적인 측면에서 전문가가 꼽는 최고 커피로는 2004년 처음 소개된 이후 '신의 커피'로 불리며 세계 최고 경매가를 보이는 '파나마 게이샤'라고 말했다.

게이샤 품종은 현재 한국에 많이 들어오면서 보편화 되어 있다는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커피는 기호식품이기 때문에 좋은 커피와 나쁜 커피는 없다고 했다.

박 대표는 "커피는 본인이 느끼는 감성이 최고 중요하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두루 마셔 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커피를 즐기면 된다"며 "다양한 향미를 가지고 있는 커피가 있다는 것을 일반인들에게 알려주고, 이를 통해 일반인들이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커피 전문가들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자신이 꿈 꾸는 야심찬 계획인 '커피를 테마로 하는 치유농장'을 차곡 차곡 실현하고 있다.

그는 "창원커피랜드가 2019년 창원 제1호 '치유농장'으로 선정돼 커피 생산지를 뛰어 넘어 사람들이 편안하게 농장을 찾아 맛 있는 커피를 즐기면서 아름다운 농장을 거닐며 힐링할 수 있는 테마형 농장으로 거듭나는데 모든 힘을 쏟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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