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작용제 ‘노비촉’의 독성 인체반응 등 입증

(육군=국제뉴스) 이운안 기자 = 육군사관학교 물리화학과 정근홍(소령, 40) 교수가 치명적 화학무기인 '노비촉'(Novichock)의 특성을 밝혀냈다. 

▲ 정근홍 교수.

지난해 3월 영국에서 새로운 종류의 화학무기인 노비촉에 의한 음독사건이 발생했다. 노비촉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치명적인 화학무기지만 이에 대한 연구가 미비해 알려진 것이 없는 실정이었다.

정 교수는 테러나 전면전에 사용될 수 있는 극한의 화학무기에 대해 군과 국가 차원에서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지난해 3월부터 연구에 돌입했다. 

노비촉 후보물질을 직접 합성해 특성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위험해 정 교수는 양자역학적 시뮬레이션을 토대로 연구했다. 

1년여 간의 연구를 통해 작성한 그의 논문 '노비촉 신경작용제 후보물질의 독성에 대한 양자역학적 이론'은 이달 초, 국제 저명학술지인 영국 왕립 오픈 사이언스 학회지(Royal Society Open Science)에 게재됐다. 

정 교수는 이 논문의 주저자로서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최준원(36) 박사와 함께 노비촉의 독성, 인체반응 등 특성을 연구했고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던 치명적인 독성을 나타내는 결정적 이유와 특수한 원리(mechanism)를 밝히는데 성공했다. 

▲ 정근홍 교수의 논문이 실린

영국 왕립 오픈 사이언스 학회지 8월호.

연구결과에 따르면, 화학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신경작용제는 인체 내 존재하는 신경계 기능 필수 효소와 결합해 독성을 나타내게 되는데 노비촉은 일반적인 신경작용제에 비해 효소와 더 잘 결합하는 특성이 있어 치명적인 독성을 나타나게 된다. 

또 일반적인 신경작용제는 효소와 한 번 결합하지만 노비촉은 두 번 결합 가능한 구조로 되어 있어 효소를 완전히 되돌릴 수 없는 상태로 만들 수 있다. 

이는 노비촉에 의한 피해는 기존 해독제로는 치료가 불가능함을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논거가 된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치명적 화학무기에 대한 해독제와 치료방법 개발 등 국제적 차원의 대응체계를 갖추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며 향후 노비촉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근홍 교수는 최근 국제저명학술지에 4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며 화생방과 핵자기 공명 분야의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자기공명학회에서 선정한 2018년 신진연구자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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