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만성이 되기 전 규칙적인 생활습관이 중요

▲ 온종합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수진 과장

연일 이어지는 더운 날씨로 밤잠을 설쳐 괴로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기온과 습도가 높아지면서 신체가 숙면을 취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적당한 온도는 18~20℃인데, 열대야로 밤 기온이 25℃이상 올라가면 체온조절 중추가 각서상태가 되어 쉽게 잠들지 못하게 된다. 

열대야로 인해 잠을 설쳐 낮에도 졸림 현상과 피곤함을 느끼는 현상이 반복되면 '불면증'으로 이어지게 된다.

수면은 우리 삶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강의 중요한 영역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면에 문제가 발생하면 매우 괴롭고 힘들다. 

불면증은 우리나라 20세 성인 500명 중 73.4%가 고통을 받고 있는 만큼, 우리에게 흔하게 발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불면증 환자의 수는 지난해 59만7500명에 달한다고 한다.

불면증은 잠들기가 어려운 '입면 장애'와 잠은 들지만 자는 도중 자주 깨거나 너무 일찍 잠에서 깨어나는 '수면 유지 장애'를 뜻한다. 

불면증의 증상은 밤에 충분히 잠을 자지 못하기 때문에 수면 부족 상태가 되어 낮 동안 졸음, 피로감, 의욕 상실 등을 초래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가장 흔한 원인은 잘못된 수면습관이다. 평소 잠자는 시간이나 습관이 불규칙한 사람에게 주로 발생하며, 환경 변화와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겪으면서 증상이 악화된다. 

불면증 자체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는 경우에도 신경계가 긴장하여 불면증이 지속되고 심해질 수 있다.

불면증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일시적으로 겪는 불면증의 흔한 원인은 여행으로 인한 시차, 새로운 직장, 이사, 입원 등으로 규칙적인 생활 리듬이 바뀌는 것이다. 

이 경우 대부분 며칠이 지나면 좋아지는 반면, 만성적인 신체 질환이 있는 경우 통증, 관절염, 두통,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불면증과 동반될 수 있다. 

기분이 우울하거나 불안한 심리적인 문제도 불면증에 영향을 준다. 수면제 복용 기간이 너무 오래되어도 수면 단계의 변화로 불면증이 심해질 수 있다. 

각성제, 스테로이드제, 항우울제, 교감신경 차단제 등의 약물이나 카페인이 많이 함유된 커피와 지나친 음주도 불면증의 원인이다. 

소량의 술은 수면 유도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음주로 인해 잠이 자주 깨고 숙면이 어려워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 

그 밖에도 코골이(수면 무호흡증), 하지 불안 증후군, 주기적 사지 운동증에 불면증이 동반될 수 있다.

불면증은 적어도 1개월 이상 잠들기 어렵거나 잠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그로 인한 낮 동안의 피로감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을 때 진단한다. 

불면증을 진단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수면 일기를 통해 본인의 수면 습관을 확인하는 것이다. 

수면과 관련된 모든 상황을 일기 형식으로 쓰는 것으로, 잠자리에 드는 시간, 잠이 든 시간, 잠에서 깨는 횟수와 시간, 전체 수면 시간, 일어나는 시간, 낮잠 등을 기록한다. 

수면 일기를 씀으로써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다는 등 잘못된 수면 습관을 확인할 수 있다. 

함께 자는 동거인을 통해 환자에게 코골이가 있는지, 수면 중의 행동에 대해 물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현재 복용 중인 약물에 대해서도 살펴보아야 하는데, 불면증을 일으키는 흔한 약제로는 각성제, 스테로이드제, 항우울제, 교감신경 차단제 등이 있다. 

그 밖의 원인 진단을 위해 뇌파검사, 근전도 검사, 심전도 검사 등을 하루 정도 수면을 취하면서 하는 검사(수면다원검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불면증은 잘못된 수면 습관이 가장 영향이 크기 때문에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크게 완화될 수 있다. 잘못된 수면 습관을 고치고 건강한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수면 위생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 위생을 위한 10가지 수칙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낮잠을 피한다. 밤에 충분히 자지 못하여 낮에 피곤하고 졸려서 낮잠을 자게 되면 밤에 잠을 못 자게 되는 악순환이 일어나므로 낮잠을 자지 않는 것이 좋다. 

‣두 번째, 잠자리에 누워 있는 시간을 일정하게 한다. 

‣세 번째, 잠자리에 누워서 10분 이상 잠이 들지 않으면 일어나서 침대 밖으로 나와 책 읽기와 같은 단순한 작업을 하면서 잠이 올 때까지 기다린다. 

‣네 번째, 침대는 오로지 잠을 자기 위해서만 사용한다. 

‣다섯 번째, 주말이나 휴일에도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한다. 

‣여섯 번째, 밤에 깨더라도 시계를 보지 않는다. 

‣일곱 번째,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저녁 늦은 시간에는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여덟 번째, 잠자리에 들기 약 2시간 전에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면 잠이 드는 데 도움이 된다. 

‣아홉 번째, 수면을 방해하는 담배, 커피, 홍차, 콜라, 술 등을 피한다. 

‣열 번째, 배고픈 느낌인 공복감도 잠들기 어려운 원인이 되므로 우유 등을 따뜻하게 데워서 마시면 도움이 된다.

좋은 수면 위생의 훈련과 함께 취침 시간의 제한, 이완 요법, 바이오피드백, 광선치료가 불면증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수면제는 비약물 치료에 반응이 없고, 낮 동안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거나, 잠을 못 자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증가해 불면증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 복용할 수 있다. 

가능하면 소량, 단기간 복용해야 한다. 수면제 종류별로 복용 시작 시간, 수면을 지속시킬 수 있는 시간, 낮 동안의 진정 효과, 이상 반응 등이 다양하므로 불면증의 원인, 유형과 수면제의 약리학적 특성을 동시에 고려한 후 복용해야 한다. 

수면제는 항우울제, 항불안제와 같은 전문 의약품과 항히스타민제, 멜라토닌과 같은 일반 의약품이 있다. 

코골이, 하지 불안 증후군, 주기적 사지 운동증이 불면증과 동반되어 있다면 이에 대한 치료도 함께 해야 한다.

온종합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수진 과장은 "불면증은 다양한 원인과 개선방안이 있지만, 결론적으로 약물치료도 가능하지만, 최대한 규칙적인 생활습관의 개선이 더 중요하다. 만성 불면증으로 고통 받을 경우 빠른 시일 내 병원에 방문해야한다"고 일렀다.

 

* [도움말: 온종합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수진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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