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좌)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AFPBBNews

미국은 한국과 일본 사이의 무역 및 외교적 긴장이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으며 양측이 더 많은 회담 시간을 확보하도록 '분쟁 중단 협정'(standstill agreement)을 고려할 것을 촉구한다고 미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가 1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같은 발언은 일본이 한국에 대해 '화이트(백색) 국가'(수출관리 우대 대상국)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할 것이라는 위협을 이행하기 하루 전에 나온 것이다. 한일 관계는 1965년 한일협정 후 최악의 수준이다.

미국이 한일 분쟁의 중재 요청을 받은 적은 없다. 하지만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번 주 방콕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양국 외무장관들을 만난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최근 도쿄와 서울을 오갔다.

익명을 요구하는 이 관리는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한국 정부가 양국 간 신뢰를 훼손하고 반일 감정을 조장하는 조치를 취해온 점에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일부 조치는 반일감정을 조장하는 정치적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우리가 염려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리는 한국에서 동결된 일본 기업들의 자산이 1910~1945년 일본의 한반도 강점 당시 일본 공장에 강제 징용된 한국인들에 대한 보상금의 지불을 위해 청산될 경우 상황은 더 크게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1965년 한일 수교 조약에 의해 전시 행위에 대한 보상 문제가 해결됐다는 입장이다. 일본은 한국이 분쟁을 해결하고자 한다면 국제적 중재를 모색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관리에 따르면 미국은 일본이 한국을 소위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시키겠다는 협박을 이행하고자 하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그는 "한일 무역관계의 악화는 양국 간 보복이 오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경우 양국 관계는 경제와 그 이상의 분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리는 "이번 한일 분쟁은 한국과 일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우선 외교정책 중 하나인 북한 비핵화를 위한 대북 협상에 필요한 협력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 모두 북한 비핵화를 위한 대북 협상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러한 점에서 북한과의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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