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국제뉴스) 홍문수 기자 = 정헌율 익산시장의 '잡종' 발언으로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회원 등 관련 시민단체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본래 뜻과는 다르게 와전되었지만, 마음의 상처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공식 사과했다.

정 시장은 25일 익산시청 앞에서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등 5개 관련 시민단체 회원 200여명이 모인 기자회견 자리에서 "이번 계기를 통해 다문화가정 정책의 중요성을 깨우쳤고, 익산시가 전국에서 제일가는 다문화 1등 도시로 만들어 가는데 교훈으로 삼겠다"며 머리를 숙였다.

하지만 이주여성 단체 회원들은 일제히 정 시장의 모욕적인 발언에 크게 공분하며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정 시장은 지난달 11일 중국과 베트남 등 9개국 출신 다문화가족 600여명이 참석한 '2019년 다문화 가족을 위한 제14회 행복 나눔 운동회'에서 "생물학적, 과학적으로 얘기한다면 '잡종강세'라는 말도 있지 않느냐. 똑똑하고 예쁜 애들을 사회에서 잘못 지도하면 파리 폭동처럼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등의 발언으로 파문을 키웠다.

그러다 한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튀기'들이 얼굴도 예쁘고 똑똑하지만 튀기라는 말을 쓸 수 없어 한 말이다"며 "당신들은 잡종이라고 말한 게 아니라 행사에 참석한 다문화 가족들을 띄워주기 위해 한 말이다"고 해명하면서 재차 논란을 키웠다.

이에 정 시장은 200여명의 이주여성단체 회원들 앞에서 "여러분들의 마음에 상처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이번을 계기로 익산을 다문화 1등 도시로 만드는데 초석으로 삼겠으며 지켜봐주기 바란다."고 머리를 숙였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한 회원은 "시장의 말 한마디 때문에 상처가 너무 커서 대구에서 일부러 왔다"며 "시장님의 자식이 잡종소리를 들으면 어떻겠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협회장은 "정 시장의 '잡종' 발언으로 이주여성들 마음의 상처가 매우 큰데 이 사건을 다루는 공무원들도 안일하게 대응을 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반 인권적인 시각들이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며 "공무원들과 정 시장은 다문화 가족 제도를 인식할 수 있는 인권교육을 받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정 시장은 "인권교육에 대해 파악하고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응하겠고, 면피성 발언이 아니라 진정성 있고 선도적인 다문화 정책을 조만간 내놓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