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수 전 성남시장 사례 들어 시장·군수 ‘채무제로’ 딜레마와 ‘지방채’ 필요성 강조

(수원 = 국제뉴스) 김만구 기자 = 이재명 경기지사가 선출직 시장·군수들이 재임 중에 겪게 되는 가장 큰 딜레마 중 하나인 '채무'에 대한 정치적 소신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꼭 필요한 시설은 빚을 내서라도 지어야 하고, 주민들은 그런 결단을 한 시장·군수에게 정치적 '면죄부'를 줘야 한다는 '착한채무'론을 제기하면서다. 이 지사는 지방채 발행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재임 기간 과감한 기반시설 투자 후유증을 겪었던 오성수 전 성남시장의 사례까지 들었다.

▲ 지난 18일 오후 의왕시를 방문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현장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제공=경기도청>

19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 지사는 전날 오후 의왕시 여성회관 현장 간담회에서 "의왕시의 연간 가용예산이 300억 원 밖에 안된다. 이런 상태로 가면 시민회관은 100년이 지나도 짓지 못한다"면서 지방채 발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의왕시장, 국회의원, 도의원, 시민사회단체장들이 시민회관, 노인복지회관 등과 같은 생활SOC 건립 비용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하자 '착한채무'론을 제시한 것이다.

그는 "시민회관 지으면 50년, 100년 쓸 텐데 지방채로 발행해서 균등하게 상환해나가면 금방 할 수 있다"면서 "그렇게 하려면 시민들이 주장해서 나중에 면피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선출직들은 선거 때 공격 들어오는 것이 두렵다. 면책할 수 있게 시민단체들이 요구했다 하면 문제가 없고, 정리가 된다"면서 "기반시설은 그렇게 확보하는 것이 원리상 맞다. 언제 현금으로 그걸 다 하느냐"고 반문했다.

시민들이 나서서 시민회관 같은 생활SOC시설을 지어달라고 요구하고, 기반시설을 짓기 위해 낸 빚(착한채무)은 대해서는 정치적 책임을 묻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도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기도에 돈 많다. 3조 원 가까이 되고 (이자율이) 1.7%인데 빌려줄 곳이 없다"면서 "해야 될 일인데 비난 받으니까 못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악성 포퓰리즘"이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해야 될 일인데 비난 받으니까 못하는 것"이라면서 전직 성남시장들에 대한 성남시민들의 평가를 예로 들었다.

그는 "(현직인 자신은 평가대상이 아니라고 전제한 뒤) 지금 성남사람들은 오성수 전 시장을 제일 훌륭한 시장으로 기억하고 있다"면서 "그 분은 지방채 발행해서 대대적으로 투자를 했다. 필요한 시설도 많이 만들었는데 나중에 지방채 문제 때문에 약간 타격을 받긴 했다"고 소개했다.

이 지사는 "예산이라고 하는 것이 빚내면 안 되는 원칙이 있지만 20~30년 쓸 시설인데 특정연도에 전액 지출하면 다음 세대들은 돈을 안내고 쓰게 된다"면서 "미래세대에게 끌어 쓰고 균등하게 갚아나가는 것이 원칙상 맞는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이 지사가 '채무제로' 딜레마를 빠질 수밖에 없는 시장·군수들에게 던진 정치적 메시지"라면서 "꼭 필요한 빚까지 '나쁜채무'로 낙인찍어서 공격하는 후진적인 정치풍토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민해 보자는 취지로 해석된다"고 했다.

저작권자 © 국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