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AFPBBNews

(일본=국제뉴스) 조현호 기자 = 이번 주말 시작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일을 앞두고 일본 야당으로부터 "아베 신조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광가이드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23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일본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쓰지모토 기요미 국회대책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일 양측이 오는 27일 열리는 정상회담 뒤 공동성명을 내지 않기로 한 점 등을 문제 삼아 "(트럼프 대통령이) 관광차 일본에 오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이같이 말했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레이와(이달 초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의 연호) 시대' 첫 국빈이란 이유로 연일 언론을 통해 그 준비 상황을 알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에도 일본을 다녀간 적이 있지만 당시엔 공식 실무방문이었고, 국빈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지난 2014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의 국빈방문 때와 달리 미일 양국이 이번엔 정상 간 공동성명을 준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런저런 뒷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 관계자는 "2017년 트럼프 대통령 방일 때 공동성명을 발표한 만큼 다시 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보다는 미일 간 무역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공동성명 불발로 이어졌다는 관측이 많다.

지지통신도 "트럼프 대통령 방일 기간동안 민감한 무역현안은 피하면서 '강력한 미일동맹'을 과시하겠다는 게 아베 총리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전용기편으로 일본에 도착한 뒤 26일 오전엔 아베 총리와 골프를 치고, 오후엔 스모(일본 전통씨름) 경기를 함께 관람한다.

두 정상의 골프라운드엔 프로골퍼 아오키 이사오가 동행하며, 스모 경기 관람 뒤엔 트럼프 대통령이 우승자에게 직접 특별주문한 우승컵을 주는 이벤트가 계획돼 있다. 스모 경기장 내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백악관 비밀경호국 소속 요원들뿐만 아니라 정복 및 사복 차림의 일본 경찰 100여 명이 투입된다고 TV아사히가 전했다.

이후 두 정상은 도쿄 롯폰기의 로바다야키(화로구이) 음식점에서 부부 동반으로 비공식 만찬을 하는 등 하루 종일 함께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엔 미일정상회담 및 공동기자회견 뒤 일왕 예방과 왕실 주최 국빈만찬 참석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방일 마지막 날인 28일엔 주일 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 기지가 있는 가나가와현 요코스카를 방문할 계획이다.

요코스카 기지에선 두 정상이 해상자위대 대형 호위함(경항공모함) '가가'에 함께 승선하는 행사가 예정돼 있다. 일본 정부는 작년 12월 미군이 운용 중인 F-35B '라이트닝2' 스텔스 전투기를 가가의 함재기로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방일 기간 숙소로 쓰일 팰리스 호텔 도쿄 주변과 지바 현 모바라(茂原)시 소재 골프장 모바라 컨트리클럽, 그리고 스모 경기장인 도쿄 료고쿠 국기장 일대를 드론(무인기) 비행금지 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경호경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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