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신도시, 이재준 시장 측 ‘벙어리 냉가슴’...정부에 시민위해 목소리 낼 것

 

(고양=국제뉴스) 허일현 기자 = 경기 고양시 고위공직자들이 '3기신도시' 찬·반 논란을 빚자 일반 공직자들까지 가세해 비판하면서 내부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19일 시 공직자 등에 따르면 최근 정부의 3기신도시 발표에 '고양창릉'이 포함되면서 이 지역 시민들 사이에서 찬·반 논쟁이 뜨겁다.

일산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동·서구 주민들 상당수는 반대한 반면 덕양구 주민들 쪽에서는 긍정적인 기류를 보이고 있다.

이런 기류 속에 정책을 담당했던 시 고위공직자들이 몇몇 언론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반대의사를 나타내면서 이재준 시장과의 갈등으로 비춰져 파문이 일고 있다.

윤경한 시 도시교통정책실장(3급)은 지난12일자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심각한 교통문제와 진행 중인 인구과밀화 등을 이유로 국토부에 반대의견서를 제출하려했으나 불발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토부에 전화 또는 방문해 적극 반대했으나 국가정책을 시 도시정책실장이 반대한다고 해서 되겠느냐'고 언급한 것으로 보도했다.

이봉운 제2부시장도 다수의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3기신도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지난 13일 한 지역인터넷언론과도 "광명이나 시흥의 지자체장은 기를 쓰고 신도시를 반대를 했었다"며"3기 신도시를 발표하기 전에 고양시장도 반대목소리를 냈어야 했다"고 이 시장과 대립각을 세우는 듯 보도됐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이 시장이 제2부시장 등 고위직과 알력으로 비춰지면서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제2부시장이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나서면서 큰 관심을 끌었다.

이 제2부시장이 말했던 '3기신도시'와 지난해 지방선거 등 여러 문제제기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이 시장과의 대립설로 퍼졌고 이 때문에 '거취표명'을 할 것으로 추측됐다.

그러나 막상 기자회견에서는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면서 "언론보도 된 모든 사실에 대해 명백한 허위사실임을 고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3기신도시 발표가 합당하나 과정이 생략돼 아쉬움을 표명한 것이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나 이재준 시장의 신도시 정책발표를 정면으로 비판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그동안 이 제2부시장과 인터뷰하고 보도했던 언론사 기자들이 어이없다는 듯 "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말을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등의 질문을 쏟아내면서 회견장은 일순간 어수선해졌다.

이 자리에서 이 제2부시장 '궁금한 사항은 집무실로 와서 하라'는 말을 남긴 채 황급히 자리를 떠났으며 다음날부터 오는 23일까지 연가를 낸 상태다.

이런 사정이 알려지면서 한 공직자는 공무원들만 접속하는 '무명게시판'을 통해 '하극상으로 개인소신운운하며 공직자가 정치를 한다'며 비판했다.

이 글에서 정책이 자신도 공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국가와 시가 심사숙고해 결정된 사항을 가지고 고위공직자들이 언론에 흘리는 작금의 사태는 공직기강해이를 넘어서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간다"고 꼬집었다.

또 "많은 토론과정에서 반대를 했더라도 국가정책으로 결정됐으면 공직자는 마땅히 반대하는 시민들을 설득하고 이해를 시키지는 못할지언정 국정에 반한 행동을 하고 시장과 동반사퇴를 운운하는 것은 하극상"이라고 성토했다.

특히"기사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면 법적책임을 물어야하고 사실이라면 조직을 생각해 퇴진하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시의 중요정책에 참여한 공직자가 자기생각과 다르다면서도 그만두지도 않고 자리보존하면서 언론플레이하고 시민의 분열을 자극하는 공무원은 업무를 배제하고 징계절차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언론보도만보고 판단하지 말라'는 등 동의하지 않은 일부 공무원도 있지만 '경거망동','언론의 거짓말인지, 공직자의 거짓말인지 가려야 한다' 는 등 상당수 공무원들은 공감을 나타내고 있다.

기자가 '3기신도시'의 공직자들의 논란에 대한 이 시장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해 한 측근은 "국가정책 결정에 지자체장이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되겠냐"며"그것을 가지고 책임 있는 공직자들이 소신운운하면서 말을 앞세우니 '벙어리 냉가슴' 앓듯 아파하시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만 시민의 재산권보호와 교통, 자족도시 등 시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하는 만큼 시장이 정부에 할 수 있는 목소리는 분명히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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