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서부보호관찰소 권태은.

“왜 한번도 날 찾지 않았어요?” 영화 범죄소년에서 주인공인 지구가 특수절도로 소년원을 다녀온 뒤 13년 만에 나타난 엄마를 만날 때 처음 한 말이다.

소년원에 가게 되는 소년들은 당연히 범죄를 저지른 자들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소년을 돌봐줄 보호자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비행을 반복하다 범죄행위로 이어져 소년원에 가게 된다.

‘비행(非行)’이란 사회적 일탈의 일종으로 윤리적 혹은 도덕적 기준을 위반하는 경우를 가리킨다.

여기에 청소년이란 단어가 결합하면 잘못되거나 그릇된 행위를 일삼는 청소년 즉 비행 청소년이 된다.

이들을 우리 사회가 방치해 두면 사람들의 분노를 자아내는 심각한 범죄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들은 왜 비행청소년이 되었을까? 비행과 일탈을 할 수 밖에 없는 운명적 인자를 갖고 태어난 것일까? 아니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결핍되고 일그러진 환경이 원인일까?

그 원인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수없이 반복되어온 소년들의 비행을 ‘니 탓이야’ 라고 손가락질하기 전에 기성세대들이 만들어 놓은 문화와 제도에는 문제가 없는 것인지 성찰해 봐야하지 않을까?

학교 교육에 부적응한 친구들에게 ‘너희들은 낙오자가 아니야, 꿈을 가져봐, 할 수 있어!’라고 자신 있게 대답해 줄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은 마련되어 있는지, 가정의 해체가 급증하여 거리로 내몰리고 있는 소년들에게 우리 사회는 부모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며 이들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있는지 한번쯤 고민해 보자는 것이다.

여기 이들에게 때론 선생님, 때론 아버지와 같은 부모의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들이 있다.

소년들의 비행(非行)을 아름다운 비행(飛行)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바로 보호관찰관이다.

보호관찰관은 범죄행위 등으로 보호처분을 받은 소년들이 또다시 비행 및 일탈행위를 하지 않도록 사회 내에서 지도․감독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소년 대상자와 정기적 면담을 통해 건전한 가치관 확립을 유도하고, 소년에게 필요한 지원을 확인, 사회자원과 연결시켜 상담, 경제지원 등을 통해 대상자의 범죄성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

또한 전국의 보호관찰관들은 소년대상자들의 복학주선, 직업훈련 알선, 검정고시 준비 등을 지원하며 소년들이 꿈을 잃지 않도록 방향을 제시해 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한해 전국 소년 보호관찰대상자 중 1,605명이 검정고시에 합격하였으며, 법무부와 협약을 맺은 교육기업 에듀윌도 동영상 강의 및 교재를 지원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보호관찰관은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멀어지게 된 소년대상자들의 인생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길라잡이가 될 수 있기에 소년들의 상처를 공유하며 함께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상 궤도에서 잠시 이탈한 친구들이 다시 본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돕는 일 그것이 바로 보호관찰관 그리고 보호관찰소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보호관찰소는 사회안전망 역할을 하는 필요 불가결한 국가기관임에도 최근 보호관찰소의 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부쩍 높아진 것 같아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보호관찰관은 법무부 소속 공무원으로 재범예방의 최일선에 있다.

우리 보호관찰관들은 보호관찰제도가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그날까지 묵묵히 또다른 지구의 힘찬 비행(飛行)을 함께 준비해 나갈 것이다.

-서울서부보호관찰소 권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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