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주유나이티드, 황성민 선수

제주유나이티드(SK 에너지 축구단, 이하 제주)의 수문장 황성민의 슈퍼세이브가 팀을 구했다.

제주는 지난 17일 강릉종합경기장에서 열린 2019 KEB 하나은행 FA컵 4라운드 강릉시청과의 경기에서 정규시간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으나 승부차기에서 선방쇼를 펼친 황성민의 활약에 힘입어 16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이 날 승리의 주역은 골키퍼 황성민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제주에 합류한 황성민은 K리그2 통산123경기를 출전했을 정도로 프로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다.

데뷔 시즌이었던 2013년을 제외하고 매해 20경기 이상 소화했을 정도로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한남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2011년에는 당시 홍명보 감독이 이끌던 올림픽 대표팀에 소집되기도 했었다. 

황성민은 이 날 올 시즌 내셔널리그 득점 1위 조우진(4골)과 도움 1위 신영준(3도움)을 필두로 한 강릉시청의 공격진을 상대했다. 내셔널리그에서 무패행진을 기록하고 있는 강릉시청의 공격은 매서웠다.조우진과 신영준 외에도 지난해 수원삼성에서 뛰었던 김종민까지 합세해 제주의 골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황성민은 쉽게 골문을 허락하지 않았다. 황성민은 뛰어난 순발력과 판단력으로 강릉시청의 공세를 무위에 그치게 만들었다. 강릉시청이 측면 공격과 세트피스를 오가며 황성민을 넘고자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비록 후반에 1골을 실점하긴 했으나 황성민의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선방 능력이 돋보였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황성민의 진가가 제대로 나타났다. 연장 혈투 끝에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황성민은 강릉시청의 두 번째와 네 번째 키커의 공을 막아내며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 날 승리로 제주는 많은 것을 얻었다. 올 시즌 승리가 없던 제주는 이 날 경기 결과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공식 결과는 무승부지만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거둔 극적인 승리는 그동안 어깨를 짓눌렀던 승리에 대한 부담감을 떨치고 자신감을 회복하게 만들었다.

선수단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조 감독은 팀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기존의 선수들이 아닌 출전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었다. 이러한 감독의 믿음은 선수단 전체에게 큰 동기부여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살얼음판 같았던 승부차기에서의 극적인 승리로 다소 침체되었던 팀 분위기를 한 순간에 반전시켰고 다가오는 주말 리그 경기를 앞두고 주전 선수들의 체력까지 아꼈다.

제주는 FA컵 정상을 향한 도전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이 날 열렸던 FA컵 4라운드에서는 우승후보로 꼽히는 팀들이 잇따라 고배를 마셨다. 경쟁 팀들의 탈락 소식에 제주는 정상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한층 가벼워졌다. 

황성민은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해 무실점 경기를 펼치겠다. 팀에 보탬이 되겠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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