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굿 이너프 딜'…미국 핵무기 제거 '빅딜론' 고수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정말 뜬구름 정상회담, 밑자락 깔기 위한 정상회담이라면서 북한 바라보기 외교에 대해서 실망을 금치 못한다고 말하고 있다.

(서울=국제뉴스) 구영회·이형노 기자 = 여야는 한미정상회담이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히 하고 북한 비핵화 모멘텀이 되길 한목소리를 내고 있 재제와 지원의 '딜'의 내용과 방식 등 이견이 존재함을 경계했다.

더불어미주당은 일곱번째 한미정상회담이 큰 성과를 남기고 끝났다고 평가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12일 "한미는 동맹으로서의 공조를 굳건히 하고 그 바탕 위에 북한의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의 조속한 남북 정상회담 개최 의사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북측 입장을 '빨리 알려달라'고 말함으로써 강력한 지지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 비핵화를 위한 톱다운(top down)방식이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필수적이라는 데 대해 인식을 같이하고 남북미 정상 간의 그간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향후에도 여전히 유효한 틀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국 정상은 북한 비핵화의 최종 목표와 관련해 완전히 동일한 입장이라는 것을 확인함과 동시에, 문 대통령은 미국의 '일괄 타결 방안'과 북한의 '단계적 합의와 이행'방안을 절충하고 타협점을 모색하는 이른바 '포괄적 합의, 단계적 이행 방안'을 제시해 트럼프 대통령의 공감을 이끌어냈다"고 거듭 평가했다.

민주당은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남북 정상회담과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커다란 주춧돌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서 정말 밑자락 깔기 위한 정상회담이라 생각하면서 이 정부 북한 바라보기 외교에 실망을 금치 못한다며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대한 대응 미숙함을 지적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미정상회담은 한마디로 뜬구름 정상회담, 정체불명 정상회담으로 밖에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회담에 앞서 김현종 청와대 안보2차장 '실무회담이 잘되어 가고 있다'고 예고한 것과는 달리 미국측이 '굿 이너프 딜'을 용인해줄 것처럼 안개를 피웠으나 결과는 전혀 달랐다"며 "통상전문가를 안보2차장에 임명한 문재인 정권의 아마추어 외교 참사, 북한만 바라보며 평화 대화를 추진한다는 문재인 안보 외교의 민낮"이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남북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사실상 밑장 까는 포석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번 정상회담 결과를 토대로 북한에 특사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것이 앞으로 북한과 어떤 쪽으로 흐를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바른미래당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하노이 회담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 협상의 동력을 재가동 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환영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는 북미관계를 중재한다는 명목으로 무조건적인 '선 제재완화 후 비핵화'를 주장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예정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외교안보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번 정상회담은 톱다운 방식이 유효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밝혔다는 점에서 중단된 북핵협상이 재개될 수 있는 모멘텀을 살렸다는데 커다란 의의가 있다"고 이같이 밝혔다.

손학규 대표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과 미국 양국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책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진전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손학규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관계에서 중재자 역할을 넘어서는 촉진자 역할을 수행하겠다'며 '굿 이너프 딜'이라는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핵무기를 제거하는 '빅딜론'에서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고 대북제재와 관련해서도 정부는  '조기수확론'을 주장했지만, 돌아온 것은 '현 수준의 대북제재는 적정하다'는 답이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며 대북제재를 유지할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꼬집었다.

손학규 대표는 "북미협상 재개는 김정은이 비핵화의 대상과 범위를 명시적으로 밝히는 빅딜의 일괄타개를 수용하지 않는 한 협상진전이 여의치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제 남은 것은 남북정상회담이나 대북특사를 통해 김정은의 빅딜 수용, 즉 비핵화 원칙에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언제까지 폐기할 것인지에 대한 비핵화의 대상과 범위에 대해 포괄적이라고 일괄타결식 합의로 명확한 비핵화 진정성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는 북미관계를 중재한다는 명목으로 무조건적인 '선 제재완화 후 비핵화'를 주장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며 지금 국면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간 중간자 입장에서의 절충이 아니라, 북한을 상대로 김정은이 비핵화의 대상과 범위와 시기를 명확히 밝혀내는 포괄적 일괄타결 수용을 압박해야 한다"며 "지금까지의 중재자에서 벗어나 한미공통의 입장을 관철시키는 대북 수석협상가 역할에 진력해야 할 때"임을 덧붙였다.

▲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제31차 최고위원·국회의원·상임고문 연석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 우리의 입장을 좀 더 명확하게 하고 담판성격의 정상회담으로 갔어야 했다"며 "답답한 정상회담이었다"고 말했다.

정동영 대표는 "물론 제한적이지만 성과는 있다. '빅딜'을 강조하면서도 여러 가지 스몰딜이 가능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 단계적으로 합의 이룰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등은 최근의 미국의 일방적인 강압 기류와는 결을 달리하는 것이지만 그러나 여전히 완고한 제재의 틀은 유지되어야 한다는 요지부동의 입장 속에서 이른바 힘을 구사하는 강대국 정치의 현실 보는 듯 하다고 밝혔다.

정동영 대표는 "주권 국가로 당당하게 밀고 나갈 남북관계를 하나에서 열까지 전부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할 수 있는 이런 구조로 몰고 간 그것은 분명히 실책이다. 여전히 정상회담 끝났어도 한국이 독자적으로 펼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며 "이것이 과연 남북관계 발전이 비핵화 협상에 도움 된다는 레토릭과 어떻게 조화될 수 있는지 답답한 정상회담이었다"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국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