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SSF 주제 “음악과 미식 Music & Gastronomy”

(서울=국제뉴스) 정상래 기자 = "음악을 통한 우정"이라는 모토를 걸고 2006년부터 매년 서울의 봄을 실내악 음악으로 물들이고 있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이하 SSF)가 올해로 어느덧 14회를 맞이한다.

▲ [사진='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포스터]

서울을 대표하는 클래식 음악 축제인 SSF는 관객들에게 매년 새로운 주제와 프로그램으로 즐거움을 선사하며 두터운 매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는 4월 23일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2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 29일 한국가톨릭문화원아트센터 실비아홀, 4월 28일부터 5월 4일 폐막공연까지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각기 다른 주제로 음악의 향연이 펼쳐진다. 또한, 4월 28일은 오직 SSF에서만 즐길 수 있는 '살롱콘서트'가 윤보선 고택에서 열리며, 매년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아온 '가족음악회'가 올해는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SSF 공식 포스터에 들어가는 미술 작품은 매년 SSF를 기다리는 팬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번 포스터에는 화백 장욱진의 벽화 '식탁(1963)'이라는 작품을 담았다.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 큰 족적을 남긴 서양화가로 평가받는 장욱진은 화폭에 담긴 대상을 단순화시켜 마치 동화책의 그림 같으면서도 표현의 세련성과 조형적 구성의 치밀성으로 담은 화풍을 보인다. 이번 SSF 포스터에 실린 작품 '식탁(1963)'은 장욱진 화백의 경기도 덕소작업실 부엌에 그려진 벽화로 우리가 늘 식탁에서 볼 수 있는 포크와 나이프, 숟가락과 밥그릇, 커피잔, 물컵이 그려져 있다. 그 사이로는 넙치와 생선뼈가 있는데 화가 장욱진은 이 그림을 완성 후, "됐다. 오늘은 이것으로 한 끼 식사를 대신하자"라고 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2019 SSF는 장욱진 화백의 그림과 같이 14일간의 여정에서 스타터(Starter)부터 디저트(Dessert)까지 잘 차려진 미식 코스요리를 먹은 것 같은 포만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SSF 올해의 주제는 "음악과 미식 Music & Gastronomy"로 입으로만 즐기는 미식이 아닌 귀까지 즐거운 '봄날의 실내악 미식회'를 선보인다. 최근 음식을 주요 소재로 한 다양한 콘텐츠들이 쏟아지면서 미식에 대한 관심도가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음식은 더 이상 생존을 위한 도구가 아닌 교류와 교감의 매개체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이번 SSF 주제는 클래식 음악과 음식을 매칭한 다채로운 미식 메뉴들로 클래식 애호가뿐만 아니라 미식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색다른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먼저 2019 SSF를 여는 개막공연에서는 여러 가지 음식을 한꺼번에 차려놓고 원하는 만큼 덜어먹는 스칸디나비아의 뷔페식인 '스모르가스보드(Smorgasbord)'를 주제로 펼쳐진다. 전형적으로 5개의 코스로 이뤄지는 스모르가스보드 특성에 맞춰 5개의 작품으로 구성하고 마지막 곡은 스칸디나비아 작곡가인 스벤젠의 작품으로 마무리한다. 'Meat Dish'라는 주제로 펼쳐지는 둘째날은 메인 코스의 묵직한 울림의 작품들을 선보이며, 넷째 날에는 'Starter'라는 소제목에 맞춰 식전 입맛을 돋우는 에피타이저 같이 짧고 가벼운 곡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Seafood'라는 주제의 28일 공연에는 드뷔시의 '바다' '조각배로'를 비롯하여 해군 사령관 출신의 프랑스 작곡가인 크라스의 작품 등 바다와 물을 연상케 하는 곡들을 모았다. 그리고 서로 다른 매력을 한 공연에서 느낄 수 있는 'Fusion', 빌라-로보스, 하차투리안, 알베니즈 등 이국적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Exotic Flavor',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 각 나라의 강렬한 민속적 색채를 느낄 수 있는 'Ethnic Cuisine'외에도 매년 큰 사랑을 받는 '가족음악회'와 고즈넉한 윤보선 고택에서 즐기는 '살롱콘서트'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짜임새 있는 공연을 구성했다. 레스토랑의 메뉴에서 볼법한 이 주제들이 과연 음악적으로 어떻게 요리되어 무대에서 구현될지 유추해 보는 것도 올해 SSF를 즐길 수 있는 재미 요소 중 하나다.

SSF가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국내외 최정상의 아티스트들의 연주를 한 무대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다. 예술감독 강동석을 비롯하여 조영창, 양성원, 김영호, 김상진 등 SSF의 대표 아티스트들과 함께 올해는 특별히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이 함께한다. 당 타이 손은 1980년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우승을 거머쥐며 아시아 음악계의 새 시대를 연 주역이다. 주로 리사이틀 및 협연 무대를 통해 한국 팬들과 만나왔던 그가 올해는 SSF를 통해 실내악 무대로 관객들 앞에 설 예정이다. 그 밖에도 하피스트 이자벨 모레티, 바이올리니스트 파벨 베르니코프, 스베틀라나 마카로바 등 초특급 해외 초청 아티스트와 이경선, 조진주, 임효선, 문지영, 최나경, 노부스 콰르텟, 채재일 등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최정상 아티스트들이 함께해 멋진 하모니로 '맛있는' 공연을 선사할 예정이다.

지난 2월 20일부터 3월 3일까지 판매 예정이었던 SSF '블라인드 티켓'이 오픈 1시간만에 매진되며 '믿고 보는' SSF의 면모를 뽐냈다. 프로그램과 라인업을 공개하기 전 티켓을 미리 판매하는 형식인 '블라인드 티켓'은 타 장르와 달리 클래식계에서는 보기 드문 형태로 클래식 공연에서는 SSF에서 가장 처음 시행되었고, 이전 공연들을 통해 신뢰도를 쌓은 SSF는 3년 연속 '블라인드 티켓 매진'이라는 이례적인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오는 3월 4일(월) 오후 2시 인터파크를 비롯한 전 예매처에서 공식 티켓 오픈과 동시에 3월 17일까지 조기 예매 할인을 시작한다. 조기 예매자들은 전등급 3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 가능하며 조기 예매 할인 기간이 끝난 3월 18일부터는 '정상가'로 구매 가능하다.

국제적 축제 개최를 통해 서울의 문화도시 브랜드를 강화하고 서울 시민들이 클래식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고자 시작되어 국내에서 열세한 실내악 분야를 활성화하고 신진 연주자를 발굴∙육성하며 매년 성장을 거듭해온 SSF는 순수예술분야에서 유례없는 호응과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살롱콘서트를 제외한 모든 공연을 2만원~6만원이라는 상대적으로 부담 없는 가격대로 즐길 수 있는 고퀄리티 음악회로 국내외 탑 아티스트들을 한 무대에서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페스티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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