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순목 창원시진해구선관위 지도·홍보계장

▲ (사진제공=창원시진해구선관위) 서순목 창원시진해구선관위 지도·홍보계장.

몇 일 전 사과를 깎다가 손을 베었다. 꽤 깊은 상처였다.

시뻘건 피가 새어나와 손가락이 제법 아렸다. 병원을 가야하나 생각했는데 다행히 지혈제 덕분에 멎었다. 물론 한동안 오른손을 사용하지 못했다.

그렇다. 나는 오른손잡이다. 이런 때를 대비해서 왼손 쓰는 법을 익혀 두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박수를 칠 때와 농구를 할 때 양손을 사용한다.

하지만 주로 쓰는 손의 반대 손은 보조일 뿐 양손을 잘 쓰지는 않는다. 가만히 보면 박수를 칠 때도 주로쓰는 손이 더 휘두를 것이고 반대손은 그 손을 받는다.

우리네 정치도 이와 비슷하지 않은가. 보수가 있으면 진보가 있듯이 말이다. 중도의 길을 걸어가는 것은 참 힘들다. 나는 똑바로 가려하는데 한쪽에서 당기고 또 그렇게 그들과 무리지어 그 길을 가다보면 편하다. 그래서 자기가 걸어가는 길이 옳다고만 믿는다. 외골수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들, 예를 들면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하는 것과 같은 가치들 말이다.

이런 가치들은 중도의 길을 가거나 자신을 길을 가더라도 반대편의 또는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인정하고 보듬어 줄 때 보다 효율적으로 이룰 수 있는 목표이다.

우리는 속으로는 안다.

나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존중해야 된다는 것을. 그런데 내가 속해 있는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들의 생각쯤이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심지어 내가 속해 있는 집단이 달라지면 생각도 쉬 뒤집어진다.

대한민국은 우리들의 나라다.

우리끼리 헐뜯고 서로의 정책에 대해서 비판하는 동안 우리의 배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언제까지 내살 깎아먹기 할 것인가. 세계는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우리도 엔진을 돌려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내 자식 내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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