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악 정체성 정립필요...정치권 민속악에 관심을 가져야할 때

▲ 사진출처=전북취재본부

(남원=국제뉴스) 장운합 기자 = 남원에 위치한 국립민속국악원이 19일, 신년기자회견을 했다. 기자는 사단법인 백제남도소리고법진흥회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는 터라 반가운 마음이 앞서, 정치부 일인지 문화부 일인지 가리지 않고 참석을 약속하고 회견장으로 갔다.

국립민속국악원은 1991년3월 남원시 덕음봉 자락에 개원해 오늘에 이르렀다. 개원 다음해 소리꾼 박재원 선생이 74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초대 원장에 취임한다. 국립민속국악원이 남원에 터를 잡게 한 산파 역할을 한 그는 '국기에 대한 맹세'를 국악으로 재 편성했다는 이유로 국무위원들에게 호통을 당한 일화는 꽤 유명하다. 국악을 사랑한 진정성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국립국악과 국립민속국악의 차이는 무엇인가, 학계의 정의도 분분하니 사전적 의미도 차치하고 정악과 민속악으로 구분된다. 정악은 의식음악이다. 종묘제례음악, 문묘제례음악, 궁중연례음악, 등 궁중과 상류층인 사대부가 연주하던 음악이다. 민속악은 판소리, 민요, 불교음악, 시나위, 산조, 잡가 등 우리 민족의 삶속, 애환과 질곡을 음악으로 승화시켜 수천년 동안 이어져온 가장 한국다운 대중적 음악이라 할 수 있다.

국립민속국악원이 제시한 신년 비전이 '전통공연예술의 '가치' 확산'이다. 이를 위해 민속악의 기반을 조성하고, 국민의식을 재고하며, 학문적 정립을 하겠다'는 것. 아직까지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았다는 단면을 보는 듯, 하다.

시설 현황은 대지 4,300여평에 652석과 100석 규모의 공연장, 640여평의 연습실과 사무실이 있다. 2019년 예산은 46억 상당, 이중 교육연구비는 2억이다. 공무원24명과 단원은 87명이다. 국립국악원에 비해 초라하다. 국립민속국악원이 안간힘을 써도 대중적 성원과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인 현실이다.

국립민속국악원이 천년전북 남원에 있는 것을 도민은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 특히, 남원시민은 더더욱 그렇다. 전북 정치권과 전북도 남원시 등 국립민속국악원이 전통민속악을 계승발전시킬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국립민속국악원은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정체성 정립과 민속악의 가치조명을 위해 '고증을 통한 학문적 체계화'를 선행하고, 대중적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방편의 창극은 지양하고, 때와 장소에 맞는 공연을 통해 대중의 성원을 받기 바란다.

왕기석 원장을 비롯해 관계자들의 고군분투에 격려를 보내낸다. 이들이 훗날 민속악의 역사에 위대하거나 혹은 훌륭한 국악인으로 기록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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