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웨이 로고 ⓒAFPBBNews

유럽의 이통 업체 간부들이 값싸고 성능도 좋은 화웨이 장비를 배제할 경우, 유럽이 차세대 이동통신(5G)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의 화웨이 보이콧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유럽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미국의 반화웨이 캠페인에 대한 반발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 유럽, 화웨이 장비 저렴할 뿐 아니라 성능도 최고 : 미국은 최근 유럽의 동맹국들에게 보안을 이유로 5G에서 중국 화웨이 장비를 배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 주요 이통사 간부들은 화웨이 장비가 저렴할 뿐만 아니라 성능도 최고라며 미국의 이같은 요구에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영국 최대의 이통사인 보다폰의 최고경영자(CEO) 닉 리드는 “만약 5G 네트워크 건설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면 비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4대 이통사 중 3개 이통사는 미국의 화웨이 장비 배제 요구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영국의 중소 이통사들도 화웨이의 장비가 가격이 싸다며 화웨이 장비를 선호하고 있다. 

◇ 중국 장비 서구보다 최고 40% 저렴 : 화웨이의 장비는 노키아 등 서구의 업체에 비해 20% 가량 싸고, ZTE(중국명 중흥통신)의 장비는 40% 정도 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의 이통사들은 ‘코어 네트워크(core network)’ 부분에서만 화웨이의 장비를 배제하고 다른 부분은 화웨이의 장비를 계속 쓰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

코어 네트워크는 정보의 이동 등을 감시하는 핵심 네트워크로 화웨이는 코어 네트워크 건설에서 제외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 이탈리아도 반발 : 이탈리아에서도 반발이 나오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 최대 이통사의 CEO가 미국 대사관으로 소환됐다. 미국 대사관은 그에게 화웨이 장비를 배제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미국 대사관이 증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이같은 요구를 해와 당황했다”고 밝혔다. 그는 “화웨이의 장비가 가장 선진적인 장비이기 때문에 화웨이의 장비를 배제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 미국 내에서도 반발 :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반발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화웨이 뿐만 아니라 ZTE 등 중국의 이통 장비업체의 장비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소도시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소 이통사들이 이에 제동을 걸고 있다. 미국의 지방 이통사는 대부분 성능대비 가격이 저렴한 화웨이의 장비를 쓰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 이통사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산 이통장비 사용금지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로비를 벌이고 있다. 캐리 베네트 지방 이통사 연합 의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중국산 장비 배제는 지방 중소 이통사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명령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지방 이통사 연합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장비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효하면 10억달러(1조1255억원) 정도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방 이통사 연합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장비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효하려면 추가 발생 비용 10억 달러를 보전해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필리핀 미국 보란 듯 화웨이 장비 계속 사용 : 미국의 우방인 필리핀 최대 통신기업 ‘글로브 텔레콤’은 지난 13일 미국의 화웨이 보이콧 불참을 선언했다.

필리핀 최대 재벌인 아얄라 코퍼레이션 산하 통신기업인 글로브 텔레콤은 화웨이 장비에 대한 보안 우려에 대해 "지나치게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글로브 텔레콤의 관계자는 "화웨이는 장비를 제공하지만 네트워크를 운용하는 것은 우리"라며 "우리는 무엇을 피해야할지 잘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증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막무가내로 화웨이 보이콧을 벌이고 있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화웨이 캠페인이 세계 곳곳에서 복병을 만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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