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구선거관리위원회 홍보주무관 조민우

▲ 부산 사상구선거관리위원회 홍보주무관 조민우

나는 30년 전 한 농업협동조합에서 초등학생들의 저축습관을 길러주기 위해서 태어난 농협통장입니다. 내 주인은 한 달에 만원씩, 그리고 명절엔 세뱃돈을 모두 꼬박 꼬박 저축해서 모은 돈으로 학창시절에 학생들의 보물 1위로 손꼽히던 컴퓨터를 두 번이나 샀고, 대학시절 아르바이트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도 월급통장으로 쓰고 있습니다. 내 주인의 모든 경제생활을 함께 했고, 앞으로도 함께 할 예정이지요.

나의 고향인 농협(농업협동조합)은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겐 조금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농촌에 살고 있는 조합원들에게는 직업공동체이자 사회 공동체로써, 생업과 경제생활에 있어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이지요. 어촌과 산촌에 있는 수협(수산업협동조합), 산림조합도 마찬가지이고요.

농협·수협·산림조합은 조합원들에게 가장 든든한 은행이고, 가장 편리한 마트이며, 가장 건실한 일꾼의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습니다. 바로 조합원들의 사회적·경제적 권익을 위한 경제사업, 금융사업, 교육지원사업을 통해서죠.

조합은 조합원들이 생산한 농수산물의 유통·가공·소비에 관련된 다양한 경제사업을 지원하고 있고, 농어촌의 가장 큰 금융기관으로써, 조합원의 생산활동에 필요한 자금과 수익을 확보하고, 농·어업 전문보험과 같은 특화된 금융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봉사단운영이나 도촌·국제교류와 같은 사회공헌사업도 조합이 하는 일중의 하나이지요.

우리나라 농어업의 발전과 농어민의 복지 향상을 위해서 이제는 조합 없는 농어촌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이고, 우리가 매일 먹는 먹거리와 부모님 세대가 계시는 마음의 고향인 농어촌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조합은 도시에 살고 있는 국민들의 생활에도 직결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국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농협·수협·산림조합을 4년간 이끌어 갈 대표자인 조합장을 뽑는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3월 13일에 치러집니다. 전국적으로 1300여개 조합 약 270만명의 조합원이 선거에 참여하고, 부산에서도 총 24개 조합(농협17, 수협7, 산림조합1) 약 2만7000명의 조합원이 참여합니다. 평균적으로 1개 조합당 1100명 정도의 유권자가 있는 셈이지요.

그래서인지 선거관리위원회가 조합장선거를 위탁 관리한 2005년 이후 많이 나아지고는 있지만, 지금까지의 조합장선거는 조합원이라는 한정된 범위의 유권자만이 투표에 참여하는 탓에 일부 조합에서 음성적 금품살포와 같은 '돈선거'가 뿌리 뽑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2015년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부터는 조합장선거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고, 선거관리 역량을 집중해서 혼탁한 선거분위기를 바로잡아 깨끗하고 아름다운 선거로 만들기 위해서 조합별로 각각 치러지던 조합장선거를 전국적으로 동시에 치르면서, 여러 가지 노력을 함께 기울이고 있습니다.

조합의 미래와 발전을 위한 정책과 공약이 아닌 '돈선거'를 통해 당선된 조합장들이 조합과 조합원들을 위하여 헌신하기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먼저 챙길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고, 이런 일이 계속 되풀이 된다면 조합과 조합원들의 이익이 침해되는 것은 물론이고, 조합이 책임지고 있는 지역경제의 한 축까지 위태로워질 것입니다.

따라서 조합장선거의 후보자들은 스스로 '돈선거'의 유혹을 물리치고 조합과 조합원의 이익을 지키고 지역경제를 살릴 정책과 공약으로 겨루고, 조합원들은 조합의 발전과 미래를 위하여 소중한 한 표의 권리를 행사해야 될 것입니다.

이제 20일 남짓 앞으로 다가온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는 조합과 조합원들만의 선거가 아닙니다. 우리의 농어촌과 도시가 따로 떨어져서는 존재할 수 없는 것처럼 공직선거 못지 않은 국민 모두의 관심 속에서 치러져야할 선거입니다.

이번 조합장선거가 모든 국민들의 관심 속에서 '돈선거'를 뿌리 뽑고 아름다운 선거를 통해 튼튼한 조합을 만들어 가는 축제의 장으로 피어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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