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학 칼럼니스트

안병학 칼럼니스트

소금은 한국인에게 떠오르는 게 많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무얼까? 소금장수와 오줌싸개가 빠질 수 없을 듯하다. 마을에 소금장수가 들어오면 집집마다 소금을 몇 가마씩 구매하여 집 뒤 벽에 나무통을 받히고 소금을 겹겹이 쌓아 놓았다. 그리고 어머니는 소금에서 떨어지는 간수를 받을 유리병을 받쳐 놓으면 시간을 두고 간수는 병속에 천천히 쌓여간다.

소금은 오래두고 먹는 음식재료의 필수품 이었다. 정성들여 받은 간수는 어머니가 두부 만들 때 사용하고 이 간수의 사용량과 과학적인 사용방법에 따라 두부 맛이 달라진다. 그래서 가정마다 두부 맛이 다르고 누구네 집이 두부를 잘 만든다는 소문이 퍼진다. 소금은 제일 중요한 반찬의 재료였다. 어머니는 적당량의 소금과 깨를 볶아 깨소금을 만들어 반찬으로 올려놓기도 하였다.

궁색한 시골의 반찬은 소금은 참 유용한 식품이었고 귀중한 보물 이었다 오죽하면 작은 금이라고 하는 小金 이라고 하였을까? 그리고 잊지 못할 것은 밤에 오줌을 지린 어린아이는 키를 쓰고 부끄러움에 이끌리며 뒷집이나 옆집에 소금을 얻으러 다닌다. 뒷집의 아주머니는 “칠칠치 못하게 또 이불에다 오줌을 쐈냐? 하면서 소금 한바가지를 퍼준다.

다시는 오줌을 싸지 못하게 하는 심리적인 효과가 더 크겠지만 귀한 소금을 얻어 반찬으로 사용하는 우리민족의 정서와 나눔이 있는 문화라고 생각한다.

여름에 많은 땀으로 수분이 빠지면 소금으로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유용한 건강보조식품의 역할도 하였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소금은 공공의적이 되었다. 한국인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트륨 섭취국가이고 건강의 적신호가 소금과다섭취라고 난리를 피웠다. 소금은 고혈압과, 심장병, 고지혈증 등 성인병을 유발하는 악마 같은 존재라고 하며 소금섭취량을 절대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방송매체에서 수선을 피우고 한껏 경각심을 높였다.

그런데 왜 이런 소금의 적폐성에 대하여 분별하지 않은 채 마구 보고가 되고 있을까? 바로 천일염이 아닌 정제소금의 문제가 모든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쉽게 말해 나쁜 소금을 섭취해 왔기 때문에 천일염까지 도매금으로 넘어간 것이다.

우리나라 천일염은 값이 매우 비싼 외국산 천일염보다 품질도 우수할 뿐 아니라 건강에도 좋다. 최근 연구에서 우리나라 천일염은 항비만 및 항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몇몇 염전에서 나온 천일염은 동물실험에서 살을 빼는 효과(항비만 효과) 및 항암효과가 있음이 증명하고 있다.

소금은 오히려 고혈압과 고지혈증에 아주 유익한 물질이라고 한다. 물론 과유불급이라고 지나친 섭취는 문제가 있겠지만 양질의 천일염으로 적당량의 섭취는 혈액을 맑게 하고 지방성을 제거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으며 실제 이 천일염으로 효과를 보는 사람들이 많다.

소금은 칼륨과 더불어 체내의 물의 수분 함량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체내는 세포와 세포 밖의 수분 함량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칼륨과 소금은 이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물과 소금은 어떤 이뇨제보다도 뛰어나며 장기 복용이 가능한 안전한 음식이다. 소금은 물과 함께 체내의 과도한 산을 씻어내어 신장을 통해 배출하는 효능을 가지고 있다.

소금은 암의 예방과 치료에도 필요하다. 암세포는 산소에 의해 죽는다. 즉 암세포는 혐기적(嫌氣的) 조건을 좋아한다. 암세포는 무기성 유기체로서, 산소가 희박한 환경에서 살아간다. 우리 몸에 소금과 물이 잘 수화되어 조화를 이룰 때, 혈액의 순환은 촉진되고 혈액 속 면역 세포들은 활성화되며 산소가 암세포에까지 닿게 되어 암을 억제한다. 소금은 수면조절에도 용이하여 물과 함께 적당량을 먹으면 천연수면제라고 한다.

이 밖에 당뇨에도 소금의 적절량이 아주 유효하며, 극심한 통풍과 관절염에 유익하다고 한다. 소금은 이렇게 인체에서 없어서는 안 될 보물이다, 물론 천일염에만 해당되며, 이 천일염을 오래 묵혀 간수가 빠진 상태의 마른소금을 말한다.

천연 소금에는 몸에 필요한 약 80여 가지 미네랄이 함유되어 있다. 자연의 준 최대의 선물이다. 우리나라 서해안에 드넓게 펼쳐진 하얀 염전은 보배로운 건강의 산실이라고 보면 된다.

그동안 과도하게 탄압받던 소금, 그중에서 천일염의 가치가 재평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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