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학 칼럼니스트

▲ 안병학 칼럼니스트

대도시와 중소도시, 소규모 읍, 면단위 구별 없이 널찍한 대로변이나 상권 좋은 장소에는 국내 유명 커피 프렌차이즈는 물론 독립 커피점이 선점하며 진한 레시피의 커피향 으로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이것도 모자라 이제는 골목골목의 자투리 상점의 서너 평 공간의 길거리 커피점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으며 커피점 에서 앉아 마시던 커피가 이젠 길거리에 활개 치며 커피 쓰레기로 몸살을 내는 지경이다.

가끔 보이던 전통차 전문점은 커피의 위세에 주눅 들어 명함조차 내밀지 못하는 초라한 수준으로 전락하고 차 농사를 하는 농민들은 위축 되어 농가 소득에 직격탄을 받고 있다. 몸에 좋은 전통차를 마시려면 사찰이나 혹은 검색엔진을 구동 하여 구석지고 외진 곳의 초라한 전통찻집을 찾아가던지 아니면 공장에서 양산해내는 가정용 봉지전통차를 구매하여 집에서 달여 마실 수 밖에 없다.

커피와 전통차 는 다름이 분명하고 문화의 차이가 엄존하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의 커피사랑은 중독되어 있으며, 커피 없이는 회의도 할 수 없고 커피 없이는 밥도 먹을 수 없으며 비즈니스를 할 수 조차 없는 커피 공화국이 되었다.

요즘은 일부 사람들이 블랙커피를 선호 하기는 하지만 대다수는 설탕과 시럽을 첨가하고 또 일부는 반드시 프림이 들어가야 커피 맛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우리 전통차에 설탕이나 시럽을 첨가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우리 전통차와 커피의 차이는 건강을 우선하면서 정서적이며 자연의 조화와 잘 어울리는 고급의 문화와 예절을 함양하고 있다.

우리는 몸과 유리된 식품으로 우리 몸을 스스로 학대하고 있다. 전통차로 몸속에 쌓이고 스며들고 있는 불순물을 정화 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몸의 면역력을 보완해주는 전통차를 외면하고 있다. 몸속의 중금속과 노폐물을 쌓아놓는데 주력하는 식품과 음용수를 더 자주 접하게 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전통차의 종류도 다양하게 많지만 그 효능은 커피하고는 애초에 비교대상이 될 수조차 없는 건강의 보물 상자이며 건강을 유지하고 예방하는 귀한 존재다.

특히 현대와 같은 각종 성인병과 미세먼지로 인한 몸속에 중금속이 나도 모르게 채워가는 현실에선 건강을 지키는 차는 전통차외엔 사실 대안이 별로 없다.

우리 한의학에서는 자연에서 얻은 약재로 환자를 치료하며 환자의 몸과 체질에 맞는 처방을 하고 그에 따른 약재를 선별하여 병을 치유한다. 전통차 역시 우리 한의학에서 쓰는 약재를 그대로 활용, 치유를 하는 기능성 식품이다.

전통차의 종류는 대표적으로 녹차, 국화차, 쌍화차, 오미자, 유자, 두충, 둥글레, 대추, 매실, 생강차 등 다양한 차가 전래되고 마시고 있지만 요즘엔 새로운 차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그중에서 보리, 뽕잎, 쑥, 헛개, 오가피 와 허브 차등이 나오고 있으나 기세등등한 커피에 밀려서 기를 펴지 못하는 형국이다.

오히려 오가피 헛개 등은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의 간장 해독용으로 나무를 다려서 먹는 정도이며 이를 취급하는 전통찻집은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전통차는 예절 문화를 담고 있으며 한국인의 혼과 정서를 찻잔과 함께 가치를 담고 있다. 전통차의 온기에 따른 맛을 보전하여 인체와 차의 온도가 조화를 이루어 주어야 하기에 도자기 잔을 사용하여 그 깊고 오묘한 맛을 의미 하고 즐긴다.

길거리나 커피전문점에서 프라스틱 통이나 종이팩에 담아 프리스틱 막대 빨대로 빨아 마시는 커피 하고는 질적으로 다름을 알 수 있다. 한국인의 빠름의 문화는 빠름의 대명사인 커피로 단일화를 이루는데 획기적인 공헌을 하였지만 이 공헌 덕에 우리는 우리의 맛과 여유 그리고 몸이 원하는 물질을 잃어버리고 있는 심각한 현상을 초래 하였다.

다행히 시골의 학교에서 다도공부를 시키며 바른 인성의 함양을 중점을 두고 차와 다도를 알리는데 주력하는 학교가 있다고 한다. 우리사회는 폭력적이고 나 홀로 문화가 점점 더 가중되고 있는 것은 지나친 서구화와 더불어 음식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밖에 없다.

모든 게 인스턴트화 되어 있는 음식 속에서 나를 제어할 문화나 정서가 애초에 배제 되어 있음으로 늘 인성이 메마르며 정서불안의 심리가 폭력적 사회를 만들어 내고 있다.

차를 두 손에 받쳐 마시며 천천히 차 맛을 의미하며, 나의 몸, 나의 체질 그리고 마음을 다스리는 시간을 갖지 않은 채 너도나도 커피전문점에서 계산 하고 부르르 떠는 기계를 카운터에 내밀며 받아 마시는 커피 잔 속에서 나를 다스릴 수 있는 시간은 애초에 배당되어 있지 않는다.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전통차 향기와 따스한 온기가 입안에 향을 뿌리며, 목덜미를 타고 넘어가는 훈훈함을 우리 전통차 에서 만끽하는, 기다림의 미학으로 즐겨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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