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수수를 수확하는 아이티 아이들. (로이터/국제뉴스)

(아이티=국제뉴스) 이기철 기자 = 카리브해의 섬나라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는 잡연히 늘어선 건물이 언덕까지 끝없이 무질서하게 퍼진다. 여기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에 높은 인플레이션과 만연한 부패, 통화 가치 하락 등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도에서 1km도 안 되는 포르 나시오날 지역에는 콘크리트 블록을 쌓아놓은 가옥과 플라스틱 방수 시트로 만들어진 간이 오두막이 쓰레기 투성이의 좁은 길가에 옹기종기 모여 있다. 물은 그대로 흘려보내고 있다.

과거에는 미국 달러화로 안정됐던 아이티 통화 '구르드'도 작년 여름 이후 3분의 1 가까이 떨어졌다. 수출보다 수입이 4배나 많은 아이티에 이 통화 약세는 치명적인 타격이다.

하루 1.90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아이티 인구의 약 60%에 달한다. 물가 상승이 빈곤층에 미치는 통수는 헤아릴 수 없지만 축소하는 중산층도 고난을 강요당하고 있다.

격차 확대를 우려하는 경제학자 케스넬 패럴 씨는 "많은 부모들이 자식에게 교육을 받게 하는데 고생한다. 그들은 식탁에 음식을 진열할 것인가, 내 자식을 학교에 보낼 것인가를 두고 양자 택일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티에서는 가장 부유한 20%가 국내 자산의 60% 이상을 쥐고 있고, 20% 최빈곤층이 차지하는 자산은 2%에도 못 미친다."며 양극화 확대의 현실을 "이런 숫자가 말해 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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