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의 5파운드. (로이터/국제뉴스)

(영국=국제뉴스) 조현호 기자 = 영국 의회의 브렉시트 협상안 표결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영국 통화인 파운드화의 향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영국 의회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내놓은 유럽연합(EU)과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첫 직격탄은 아마도 파운드화가 맞을 가능성이 높다.

CMC마켓의 조헨 스탠즐 애널리스트는 협상안이 부결되면 그 직후 파운드/달러화 환율이 현재의 1.28달러대에서 1.24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본다(파운드화 약세). 이는 2017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 이후의 파운드화의 향방은 더 오리무중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베렌베르크의 칼룸 피커링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브렉시트 과정을 통제하려고 당의 분파가 다투면서 지옥문이 열릴 수도 있다"면서 "(우리는) 아마도 불확실성의 최고 단계에 진입하기 직전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유럽연합(EU)에 가입되어 있지만 유로화가 아니라 독자적으로 파운드화를 쓴다. 하지만 EU를 탈퇴하면 유럽 금융의 중심지로서의 역할이 타격을 받고 무역에도 차질을 빚게 되어 통상 파운드화는 약세를 보이게 된다. 하지만 브렉시트를 둘러싼 혼란이 이어져온 탓에 결과에 관계없이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것이 파운드화에 중요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불과 두달여 후인 3월 말(3월29일)로 브렉시트가 예정된 상황에서 협상안이 그 안에 수정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노딜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 메이 내각 해산과 조기 총선 등 다양한 가능성이 있지만 이 과정들 각각이 가진 파괴력 덕분에 외환 트레이더들은 파운드의 향방을 짐작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밝혔다. 

스탠즐 애널리스트는 CNN에 "주요 시나리오가 무엇이 될 것인지는 솔직히 말하기 어렵다"면서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기 때문에 '파운드화를 매수하라'나 '파운드화를 매도하라'고 (딱 잘라) 말하기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소시에테제네랄(SG)의 키트 쥬크스 전략가는 "'노딜 브렉시트'(협상안 없이 브렉시트 탈퇴)보다 '노 브렉시트'(브렉시트를 하지 않는 것)가 더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것(노 브렉시트)이 파운드화에 나쁜 것은 아니지만, 내일의 결정으로 마술처럼 불확실성 수준이 감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메이의 합의안이 승인되면 파운드화 가치가 내년 말에는 1.45달러로 상승(파운드화 약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브렉시트 지연이나 임시방편 상황에서는 그 무렵 파운드화가 1.40달러 수준, 노딜 브렉시트 같은 경착륙 상황에서는 파운드화가 1.12달러로 폭락(파운드화 강세)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4일 오후 9시 7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파운드화는 달러 대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27% 오른(파운드화 강세) 1.2899달러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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