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국제뉴스) 허일현 기자 = 경기 고양시에서 명예퇴직을 1년여 앞둔 공직자는 승진에서 무조건 배제돼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시와 공무원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3일 4급(서기관) 승진인사에서 직무대리를 포함한 5급 행정직 4명과 시설직 1명을 승진시켰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 많게는 십 수 년을 5급으로 지낸 고참 사무관들로 명예퇴직을 6개월~1년여 앞둔 1960년생 5급(사무관) 행정직 4명이 전부 배제됐다.

결국 5급으로 적게는 5년을 조금 넘긴 1961년생 이후 후배들이 대거 승진하면서 당사자들은 물론 일부 공직자들 사이에서 '공정성 잃은 인사'라면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수년 동안 마음 졸이고 신경을 곤두세우며 한 단계씩 오르고 지켜왔던 근무평가(이하 근평)순위도 나이 때문에 무시됐다.

실제 승진에서 배제된 60년생 고참 사무관은 근평 순위 2~5위안에 있었으나 승진자들은 1위를 제외한 7·8·9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인사결과는 1년 남짓의 서기관 직무기간으로는 행정의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이재준 시장의 논리가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8일 신년간담회에서 이 시장은 "가장 어려운 것이 인사"라며"60년생을 승진시키면 올해 명예퇴직에 따라 신임국장에게 다시 업무보고를 해야 하고 명퇴를 앞두고 얼마나 열정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지 문제"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재준 식 논리로 궤변'이라면서 '공무원을 못믿고 설득력도 없다'면서 불만을 나타냈다.

배제된 당사자들은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지만 일부 공무원들은 40년 남짓 공직생활하면서 짧은 기간이라도 서기관 직무를 간절히 소망한 공직자의 마음을 헌신짝처럼 버렸다는 지적이다.

한 공직자는 "40년 공직생활이 거저 얻은 것도 아니고 직무가 주어지면 충분히 할 수 있다"며"어쩌면 그 1년을 기다리며 40년을 기다리고 버텨온 것 일수도 있는데 단칼에 내친 것은 너무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 공무원은 "그 분들의 배제가 행정의 연속성 단절이 이유라면 공무원의 능력을 전혀 믿지 못하고 불신하는 것"이라며"6개월이든 1년이든 오히려 마지막 소임이라고 주어진 직무를 열심히 할 것이라는 생각보다 '명퇴를 앞두고 열정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지 문제'라는 인식은 정말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한 공무원은 "시장으로서 인사가 어려운지 알면 좀 더 구체적으로 파고드는 모습을 보여야 되는 것"이라며"같은 공직생활하면서 관운이 있어서 서기관, 부이사관, 구청장을 몇 년씩 원 없이 하는 분들 명퇴 남은기간 동안 갈만한 산하기관으로 보내서 시 조직을 더 유연하게 할 수도 있는데 애꿎은 분들 상처만 주고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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