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소방서장 서명근

▲ 부산 금정소방서장 서명근

벌써 한해를 마무리하고 또 새로운 해를 맞이할 시기가 되었다.

연말연시에 불우이웃에게 성금을 하거나 봉사활동을 하는 미담들은 각박한 현대사회에서 따뜻한 온정을 느끼게 하는 일들이지만, 긴급하고 위기에 처한 우리 이웃들에게 소방차 길 터주기도 이와 못지않다고 생각된다.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소방차의 출동 사이렌소리가 바빠지고 있다.

시민여러분! 소방차량의 사이렌소리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요? 화재 등 재난사고로 소방차량이 우리 집 우리가족에게 향하고 있다면, 여러분들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우리 집에 불이 나고 우리가족이 쓰러져 있다면 1분1초가 다급할 것이다.

운전이나 보행 중에 출동 중인 소방차량과 만날 경우, 몇 초의 시간을 양보하는 미덕을 발휘한다면 그 작은 도움이 합쳐져 위기에 처한 우리 이웃들에게 때로는 생명을, 때로는 재산을 지켜주는 엄청난 도움이 될 수 있다.

가끔 언론에서 소방차량 출동로 상에서 모세의 기적처럼 길을 터주었다고 보도되곤 한다.

그러나 이것은 역설적으로 그만큼 드물게 일어나는 사건이라고 느껴진다. 가까운 일본에서만 보더라도 모세의 기적이 항상 일어나서 더 이상 기적이 아닌 일반적인 현상이 되어 있다.

출동하는 소방차량을 만나면 많이 당황하시는 분들이 있다.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지 말고, 소방차량이 흘러가는 강물처럼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물길을 터준다는 개념으로 소방차량이 진행하는 차선을 기준으로 양쪽 측면으로 길을 터주거나, 횡단보도를 건너는 상황에서는 소방차량이 지나 갈 때 까지 멈춰 있거나, 이미 횡단보도를 건너가고 있는 상황에서는 재 빨리 건너 소방차량의 진행을 막지 않도록 하면 된다.

재난은 누구에게나 예고 없이 닥쳐 올 수 있다. 결코 강 건너 불구경이 될 수 없다.

위급한 재난상황에서 몇 초의 작은 양보들이 위기에 처한 이웃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소방차 길터주기'는 따뜻한 이웃사랑의 실천이라 생각하고, 소방차 길 터주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시기를 바란다.

결국, 이웃을 배려하는 도움이 결국에는 나와 나의가족을 지키는 일이라는 것을 기억해 주고, 아무런 사건사고 없는 따뜻한 겨울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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