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오페라 4개 작품 객석점유율 93%로 전년도(77%) 대비 대폭 상승

 

(대구=국제뉴스) 백운용 기자 = 대한민국 오페라 70주년 기념 <제16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10월21일 폐막콘서트를 끝으로 장장 38일간의 대장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재단법인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이번 축제를 통해 ‘돈 카를로’, ‘윤심덕, 사의 찬미’, ‘유쾌한 미망인’, ‘라 트라비아타’ 등 4편의 메인오페라와 오페라 콘체르탄테 1개 작품(살로메), 소극장 오페라 4개 작품(버섯피자/놀부전/마님이 된 하녀/빼앗긴 들에도)을 선보였다.

‘미리 보는 오페라축제 수상음악회’와 ‘폐막콘서트&오페라대상 시상식’ 등 축제의 시작과 끝을 대형콘서트로 알렸으며, 올해는 특히 광장오페라와 미술관 토크콘서트, 프레콘서트, 찾아가는 오페라산책 등 시민의 일상 속에서 오페라에 대한 관심과 호응을 끌어올리는 현장 프로그램들을 대거 배치함으로써 오페라 저변확대에 획기적 성과를 이끌어냈다.

이번 축제의 성공을 이끈 결정적 요인은 개최시기라고 할 수 있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이번 축제의 개막을 한 달 여 앞당기는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여 9월 14일에 개막작을 공연하였다. 이렇게 출발을 앞당김으로써 해외에서 활동 중인 훌륭한 아티스트들을 초청하고, 축제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낼 수 있었던 것.

단적인 사례가 ‘돈 카를로’의 베이스 연광철, 소프라노 서선영, 테너 권재희, 바리톤 이응광 등 유럽무대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성악가들을 캐스팅한 점이다. 전석매진 등 기록적인 객석점유율이 나온 것도 축제 시기 조정에서 힘입은 바 크다.

성과와 평가 – 객석점유율 제고

"축제 주요 작품들을 관람했다. 올해는 특히 다채로운 작품 구성과 완성도 높은 무대가 돋보였으며, 향후 축제의 수준을 높이는 소중한 디딤돌로 작용할 것 같다. 연광철 등 최정상급 성악가들을 캐스팅한 점, 오케스트라의 집중력이 높아진 점 등이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음악적 완성도를 높였다.

무엇보다 모든 공연에 빈 좌석이 거의 없을 정도로 객석점유율이 높았던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으며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이루어낸 놀라운 성취라고 생각한다" 음악평론가 박제성의 총평이며, 그는 특히 관객들의 높은 참여도와 호응도는 국내에 비교대상이 없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실제 이번 축제의 가장 가시적인 성과는 객석점유율이다. 메인오페라 4개 작품 총8회 공연이 진행됐으며 평균 객석점유율은 93%에 이른다. 지난해 메인오페라 4개 작품 총9회 공연 평균 객석점유율 77%였던 성적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증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4개 작품 중 ‘돈 카를로(2회차)’, ‘라 트라비아타(전회차)’ 전석매진이라는 기록적인 성과를 냈다. 창작오페라인 ‘윤심덕, 사의 찬미’도 전석매진에 가깝게 판매되었다. 뿐만 아니라 소극장오페라 4개 작품 총8회 공연 평균 객석점유율 91%로 나타났으며, 이 중 ‘마님이 된 하녀’와 ‘버섯피자’는 매진을 기록했다.

유료공연과 야외행사 등 무료공연을 포함하면 전체 관람객 수는 5만 명에 이른다. 이중 외지 관람객이 27%, 외국인관람객이 8%로 추산된다. 축제기간 중 ‘아시아 드라마 컨퍼런스’ 등 행사 참석차 지역을 찾은 해외 단체관객들이 공연을 관람했으며, 대구은행과 대구보건대, 삼익THK, 대구신용보증재단 등 지역 내 주요 기관 및 기업의 단체관람도 축제 활성화에 큰 몫을 담당했다.

성과와 평가 – 오페라 저변확대

객석점유율 제고는 곧 오페라 저변확대의 긍정적 신호라고 할 수 있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시민들의 일상공간을 찾아가서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오페라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지역의 명소인 수성못 일대에서 진행했던 수상음악회를 통해 1만여 명 관객들의 시선을 끌었으며, 동대구역과 삼성라이온즈파크, 대구스타디움 등지에서 펼친 프레콘서트를 8회, 다양한 성격의 단체를 찾아 공연과 함께 오페라 강연을 더한 오페라산책을 9회 진행하였다. 뿐만 아니라 올해로 4년째 대구미술관 협업 프로젝트로 ‘미술관 토크콘서트’를 진행, 미술관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축제를 홍보함으로써 전시와 공연, 강연을 함께 즐기는 특화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축제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행사는 광장오페라이다. 삼성창조캠퍼스 야외광장에서 2회, 이시아폴리스 롯데아울렛에서 1회, 총 3회에 걸쳐 오케스트라 반주로 오페라 ‘라 보엠’의 2막 부분을 공연해 주말 저녁 현장을 찾은 시민들의 박수와 환호를 이끌어냈다.

"야외에서 즐기는 오페라여서 자연스럽다.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느낌(이혜숙)”, "다시 보고 싶은 공연이다. 꼭 극장에서 다시 볼 계획.(브랜든 / 미국)” 현장 관객들의 생생한 평가가 인상적이다.

성과와 평가 – 수준 높은 오페라

축제가 시작되기도 전에 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 화제가 됐던 것은 단연코 개막오페라 ‘돈 카를로’의 캐스팅이었다. 세계 최정상급 베이스 연광철, 차이코프스키 국제콩쿠르를 석권한 소프라노 서선영 등이 함께한 이번 공연은 대중적 인기가 높은 작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티켓 판매 초반부터 매진을 짐작케 할 정도로 문의가 빗발쳤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공연장을 찾지 못하는 전국의 애호가들을 위하여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실황중계를 실시한 결과, 24,000명에 이르는 이들이 국내외 전 지역에서 공연을 함께했다.

두 번째 메인오페라로 무대에 올린 ‘윤심덕, 사의 찬미’ 역시 창작오페라로는 이례적으로 양일 공연에 각각 98%, 95%의 객석점유율을 기록하여 대단히 화제가 되었다. 영남오페라단과 대구오페라하우스가 합작으로 공연한 이번 작품은 특히 음악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잡은 작품이다. 작곡가 진영민의 원숙한 솜씨가 돋보이며 3막과 4막의 몰입도가 관객을 사로잡았다.(음악평론가 탁계석)” "작곡가 진영민의 세련되고 안정된 화성과 깊이가 느껴지는 관현악법이 예술가의 비련에 찬 생애를 잘 표현했다.

(음악평론가 손수연)” 공연장을 찾은 음악평론가 등 전문가들은 근대 한국 음악사의 귀중한 자산이기도 한 소재(윤심덕)를 잘 활용하여 한국의 대표적인 창작오페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는 기대를 나타내기도 하였다.

대한민국 오페라 70주년 기념작이자 이번 축제 폐막작으로 선보인 ‘라 트라비아타’는 명불허전 최고의 인기작답게 공연티켓 구하기 경쟁이 벌어질 만큼 뜨거운 관심 속에 무대에 올랐다. 특히 주역을 맡은 소프라노 이윤경은 음악적 테크닉은 물론 연기의 완성도 측면에서 이번 축제를 통해 가장 큰 박수를 받은 성악가로 떠올랐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각계 전문가 등 6명의 심사위원을 위촉, 오페라축제 대상 등 부문별 수상자를 선정하여 10월21일 폐막콘서트와 함께 시상식을 진행하였다. 이번 축제 최고 오페라대상(大賞)의 영예는 심사위원 전원 만장일치로 ‘돈 카를로’에서 필리포2세 역을 맡은 베이스 연광철에게 돌아갔다.

‘돈 카를로’는 대중적 인지도가 낮고 연주시간이 길어 흥행이 쉽지 않은 작품이지만 연광철의 출연만으로 전국적 관심을 모으며 축제의 성공에 절대적 기여를 했다는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있었다. ‘라 트라비아타’는 신선하면서도 섬세한 히로키 이하라의 연출력이 돋보였으며, 특히 비올레타 역의 소프라노 이윤경은 작품의 후반부로 갈수록 리릭한 소리와 디테일한 표현들이 더욱 살아나 감동을 더했다고 평가받아 성악가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남성 성악가의 경우, 오페라 콘체르탄테 ‘살로메’에서 요한 역을 맡아 절창을 선사한 바리톤 조르단 샤나한(Jordan Shanahan)에게 돌아갔다.

공로상은 ‘윤심덕, 사의 찬미’ 작곡가 진영민이 수상하였다. 진영민은 이전에도 여러 편의 창작오페라 작곡으로 대한민국 오페라 발전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 그리고 마지막 특별상은 ‘살로메’의 지휘자 마르쿠스 루카스 프랑크(Markus Lukas Frank)에게 돌아갔다.

‘살로메’가 연주하기에 매우 까다로운 작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오케스트라의 역량을 최대치로 이끌어내는 탁월한 연주로 공연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심사평이다. 이날 수상자들에게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특별히 제작한 상패와 상금 총 700만원이 수여됐다.

성과와 평가 – 참여와 연대

도시를 대표하는 축제는 서로 연대하고 참여하는데 큰 의의가 있다. '제16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메인오페라 중 2개 작품은 단체 간 합작으로 이루어졌다. 영남오페라단과 함께한 ‘윤심덕, 사의 찬미’, 오스트리아 뫼르비슈 오페레타 페스티벌과 함께한 ‘유쾌한 미망인’이 그것이다.

또한 오페라 콘체르탄테 ‘살로메’는 독일 베를린 도이체오페라극장과의 합작무대이다. 지역 대표 오페라단과 손을 잡고,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손꼽히는 단체와 함께함으로써 유대감을 강화하고 외연을 크게 확장한 축제가 됐다. 또한 시민들에게 다양하고 수준 높은 작품을 선사한 데도 큰 의미가 있다.

축제를 통해 총 4편의 소극장 오페라를 역시 합작으로 선보였다. 더뮤즈오페라단과 합작으로 ‘버섯피자’를, 뉴오페라컴퍼니와 합작으로 ‘놀부전’을, 수오페라&드라마와 합작으로 ‘마님이 된 하녀’를, 그리고 앙상블M.S.G와 합작으로 창작오페라 ‘빼앗긴 들에도’를 공연했다. 장소 역시 북구 어울아트센터, 달서구 웃는얼굴아트센터, 중구 이상화고택 등 시내 전 지역 다양한 곳에서 진행함으로써 각 지역 주민들을 아우르는 효과가 있었다.

해외극장과의 교류는 또한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의 이름을 더욱 내실 있고 견고하게 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한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오페라 등 작품을 제작할 때뿐만 아니라 오디션을 통하여 베를린 도이체오페라극장에 장학생을 선발해 파견(11월)하는 등 대구 오페라 발전을 위하여 다각도로 교류협력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일반시민의 적극적 참여 역시 이번 축제의 눈에 띄는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시민들은 오페라필(축제진행 자원활동가), 오페라팬(SNS홍보), 오페라슈머(관객모니터링) 등의 이름으로 자발적으로 축제의 성공을 이끌어냈다.

특히 음악교사로 정년퇴직한 최종언 씨가 수집한 오페라관련 희귀 우표와 화폐 등 소장품을 축제기간 내 전시함으로써 청소년 등 시민들에게 오페라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더할 수 있게 했다.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준비한 ‘대한민국 오페라 70년의 역사 특별사진전’도 시민들의 참여도가 높은 행사로 남았다.

재단법인 대구오페라하우스 배선주 대표는 "오페라가 뿌리내리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은 시당국, 오페라를 사랑하는 시민여러분, 최선을 다해 공연에 임해준 모든 출연진과 제작진, 대구오페라하우스 전체 직원들 모두가 한마음으로 이뤄낸 결과”라며 거듭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영원한 오페라, 꿈꾸는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안고 시작한 축제인 만큼 앞으로 대한민국 오페라 100년, 200년 성공과 발전의 초석이자 중심이 되겠다는 희망과 기약을 안고 이번 축제의 화려한 막을 내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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