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참여형 뮤지컬’ 확고한 아이덴티티 획득

(서울=국제뉴스) 정상래 기자 = 올 여름을 뜨겁게 달군 뮤지컬 <록키호러쇼>가 오는 21일 막을 내린다.

뮤지컬 <록키호러쇼>는 지난해 알앤디웍스에서 새롭게 제작을 맡으며 9년 만에 국내 관객들을 만났다. 강렬한 록큰롤 사운드와 화려한 무대, 마치 콘서트에 온 듯한 희열을 안겨주며 기존의 뮤지컬과는 다른 독특한 개성으로 무장한 채 다양한 작품들 속에서 가히 독보적인 매력을 자랑하며 관객과 평단의 만장일치 찬사를 받았다.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듯 1년 만에 재공연을 확정지은 <록키호러쇼>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재미와 무대를 선사했다. 먼저 <록키호러쇼>를 이야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인 팬텀들의 극 중 역할과 비중을 확대했다.

전 리듬체조 국가대표 선수였던 정다영 배우를 포함해 총 9명의 팬텀들이 참여한 이번 공연은 각 배우들의 장점을 활용하며 작품의 새로운 포인트를 만들어 냈으며 공연의 오프닝을 맡아 신선한 재미를 안겼다.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든 배우들의 농익은 연기 외에도 캐릭터의 성격을 반영한 의상의 변화도 놓칠 수 없는 재미로 손꼽혔다.

고지식하며 촌스러운 이미지로 순백의 언더웨어를 착용했던 자넷에게는 핑크색의 섹시한 디자인의 속옷이 추가돼 그 동안 숨겨왔던 욕망에 눈 뜬 캐릭터의 변화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극의 클라이맥스에 다다라 선보이는 프랑큰 퍼터의 의상은 레드에서 골드로 완전히 색을 바꿔 극대화된 쾌락처럼 눈부시게 빛나는 골드 컬러의 코르셋으로 등장해 관객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 [사진=뮤지컬 '록키호러쇼']

한편 <록키호러쇼>가 여타 공연들과 비교했을 때 지닌 가장 큰 차별점은 바로 공연을 관람하는 방법이다. 관객들이 단순히 공연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무대 위 캐릭터를 흉내내거나 이들의 대사에 대답하며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흐리고 배우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며 공연을 이어간다. 이것이 바로 <록키호러쇼>만의 특별한 관람 문화 콜백(call-back)이다. 무대와 객석에 동시에 뿌려지는 비, 모든 관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배우들과 함께 추는 타임워프 댄스, 무대 위로 던지는 빵과 같은 콜백 외에도 매달 한 차례씩 밤 10시에 시작된 심야공연은 관객들의 환호성을 부추겼다.

하지만 올해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더욱 과감해진 관객들의 참여였다. 지난 8월 개막을 맞아 <록키호러쇼>는 특유의 관람 문화와 패션을 접목한 록키호러나잇 이벤트를 진행했다. 극 중 캐릭터들과 같은 의상이나 헤어, 메이크업을 하고 공연장을 방문하는 관객들에게 경품과 할인 혜택 등을 제공했다. 이벤트가 종료된 후에도 매 공연마다 캐릭터와 똑같이 분장을 하고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이 늘며 지금까지 국내 공연계에서는 볼 수 없었던 <록키호러쇼>만의 새로운 관람 문화로 자리잡았다.

이에 대해 관객들은 "나도 몰랐던 나를 찾아준 <록키호러쇼> -인스타그램 statice0***-", "가장 자유로울 수 있었던 순간! -인스타그램 yodayeo***-", "스스로 흥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내가 세상 흥겨운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트위터 g149***-"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기존의 보편적인 정서와 질서에 반하는 작품의 기조는 잃지 않으며 확고한 작품의 아이덴티티를 획득한 <록키호러쇼>는 다음 시즌을 기약,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10월 21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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