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6명의 소방공무원 다시 시험 봐서 타 지자체로

▲ 김민기 의원

(용인=국제뉴스) 강성문 기자 = 소방공무원들이 더 좋은 근무지로 옮기기 위해 직급 강등까지 감수하며 공무원 시험을 다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의원(국회 행안위/용인을)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소방공무원 채용자 중 소방공무원 경력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7년부터 2018년 6월까지 불과 1년 반 동안 306명의 소방공무원들이 재임용 시험까지 보며 소속 지방자치단체를 옮긴 것으로 드러났다.

공채나 경력직 채용을 통해 다른 지자체로 이동한 소방공무원들의 현황을 살펴보면, 시·군 지역보다 광역시나 특별자치단체에 대한 선호가 드러난다. 강원도는 11명의 소방공무원들이 타지자체로 빠져 나갔지만, 시험을 통해 강원도로 전입한 공무원은 한 명도 없었다.

충남도 경력 채용을 통해 빠져나간 인원이 98명에 이르렀지만 유입된 인원은 4명에 불과했고, 전남 또한 38명이 빠져나간 반면, 유입 인력은 10명에 불과했다. 반면, 광주와 세종, 제주는 타 지자체로 이직한 경력직 소방공무원이 단 1명도 없었지만, 전입한 소방공무원의 수는 각각 광주 65명, 세종 51명, 제주 25명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특히, 일부 소방공무원들은 근무지 이동을 위해 직급 강등 임용까지 감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306명 중 동일한 직급으로 이동한 비율은 202명으로 66.0%였는데, 94명(30.7%)는 직급을 낮추면서까지 타 지자체로 이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승진을 통한 경력 재임용은 3.27%에 불과했다.

이직한 소방공무원의 96%는 소방사(9급)으로 주로 하위 직급에 집중돼 있었다. 이전 근무지에서 평균 근무기간이 약 3년으로, 비교적 임용 초반에 근무지를 이동했다. 6개월 미만 근무자도 25명이나 되었다.

이직한 이들의 평균연령은 32.1세였는데, 남성은 평균 32.4세, 여성은 평균 27.6세로 젊은 공무원들의 이동이 두드러졌다. 40세 이상은 306명중 31명에 불과 했다.

직군별로는 '구급' 직군이 전체의 절반에 이르렀다. 경력을 표기하지 않은 공채 소방공무원 35명을 제외한 271명의 경력 채용자 가운데, 135명이 구급 직군으로 전체의 49.8%에 해당했다. 이어 운전직이 73명(26.9%), 응급구조가 32명, 기타가 23명이었다.

소방공무원은 시·도 교류를 통해 타 지역으로 근무지를 변경할 수 있다. 그러나 2017년~2018년 상반기까지 1,628명이 근무지 교류를 신청했지만, 불과 19.4%에 해당하는 316명에 대해서만 근무지 변경이 이루어졌다. 이렇듯 지자체간 낮은 근무지 교류율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공채나 경력직 채용을 통한 재임용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민기 의원은 "소방공무원들이 강등 임용까지 감수해가며 타 지자체로 이동하게 되면 소방 인력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과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지자체간 처우의 간극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가 2022년까지 현장 부족인력을 2만 명 채용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경력직 이동 대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합리적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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